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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中, 해외 입양 전면 금지에 美 예비 부모들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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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아이를 목말을 태운 채 서 있는 모습.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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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 아동의 해외 입양을 전면 금지하면서 중국 어린이를 데려오고자 절차를 진행하던 수많은 미국인 가족이 입양이 ‘아이를 잃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지적했다.

지난달 5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지난 8월 28일부터 해외 입양을 중단했다고 알려졌는데 사실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최근 중국은 해외 입양 정책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외국인이 3대 이내 방계 혈통 자녀를 입양하는 사례를 제외하고 앞으로는 아동을 외국으로 입양 보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1979~2015년 시행된 ‘한자녀 정책’에다가 전통적 남아 선호 사상까지 더해져 갓 태어난 여아들이 버려지는 사례가 많았다.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 아이도 상당수 유기됐다. 서구세계와 달리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였다.

중국 정부는 1988년부터 아동의 해외 입양 길을 넓혔다. 2005년에는 중국 아동 1만 3000명이 외국으로 떠나 전 세계 입양아의 25%를 차지했다. 미국은 중국 아동 8만 2674명을 데려가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많은 장애 아동이 미국에서 새 부모를 만나 가족을 꾸렸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돌연 아동의 해외 입양을 중단시켰다. 수십년간 이어져 온 국제입양에 불법과 비리가 상당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유럽 국가들이 더 이상 외국 어린이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과거 한국 등에서 돈을 벌고자 사실상 아동을 납치해 해외로 보낸 사례가 다수 발견돼 네덜란드 등이 해외 입양을 전면 중단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저출산 및 인구 고령화 심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국에서 태어난 어린이를 외국으로 내보내는 것은 국가 지속가능성을 저해할 뿐더러, 세계 2위 경제대국이 자국의 아이를 키우지 못해 외국으로 보낸다는 사실은 현 베이징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힘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신문

한국전쟁 직후인 1956년 전세기로 한국 아동을 미국으로 입양보내는 모습. 홀트아동복지회 홈페이지


중국 정부가 예고도 없이 해외 입양을 중단하면서 오매불망 아이를 기다리던 해외 부모들이 어려움에 빠졌다. 중국인 아이를 입양하려고 5년 넘게 기다렸다는 미국인 여성 캐시 라이스는 “아이를 낳지도 않았고 만나지도 않았지만 ‘내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느낌이 든다”고 울먹였다. 그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 루비를 입양해 미시간으로 데려오려고 준비해 왔다.

루비가 13살이었던 2019년 라이스는 서류 작업을 마치고 중국 당국으로부터 입양을 승인받았다. 산둥성 칭다오에 사는 루비를 미국으로 데려와 14번째 생일 축하 파티를 열어주려고 했지만 때마침 코로나19가 퍼져 계획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라이스는 팬데믹 기간에도 서류를 갱신하고 추가 비용을 지급하며 인내심을 갖고 루비를 기다렸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가 해외 입양을 금지하면서 18세가 된 루비는 더는 입양이 불가능해졌다. 중국 정부가 가족의 가치를 감안해 입양 절차를 밟고 있던 어린이에게 융통성을 발휘해 달라는 것이 이들 부모의 간절한 바람이다.

미국 비영리 단체 전국입양협의회의 라이언 핸론 회장은 “중국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미 뉴저지 세튼홀대 외교국제관계대학원 황옌중 교수도 “중국과 서방 국가 간 상호 신뢰가 부족해지면서 이전에는 해가 없었던 일부 문제가 지금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로 떠올랐다”면서 “중국은 아동 해외 입양이 자신들 체제의 약점으로 비칠 수 있음을 우려하는 듯하다”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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