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확전 우려로 최근 유가가 급격히 반등한 가운데 대규모 적자로 허리띠를 졸라매던 정유업계에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올해 4월 배럴당 90달러였던 국제유가는 이달 초 70.7달러로 밀려났다가 최근 나흘 만에 77달러로 올라섰다. 중동 정세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에 재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정제마진 악화로 적자 경고등이 켜졌던 정유 업체들은 유가 변동성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에너지는 울산콤플렉스(CLX) 내 정유설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비 개선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2분기가 끝날 무렵인 지난 6월 말부터는 울산CLX에서 '수익성 개선 컨설팅 태스크포스(TF)'도 가동 중이다. 외부 컨설팅 업체가 상주하며 SK 구성원과 함께 수익성 제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정유사들의 설비 고도화나 디지털 전환 전략 강화 추세도 눈에 띈다. GS칼텍스는 디지털 전환과 그린사업 다각화를 내세워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항공유(SAF)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등 친환경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중이다.
에쓰오일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초점을 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먹거리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로 대표되는 석유화학 사업 진출 등으로 수익성을 다변화하고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나면 본격적인 원가 절감과 수요 증가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오일뱅크도 디지털 기술 적용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카드를 꺼냈다. 비용 절감과 생산성 제고 효과를 동시에 보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유업계에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은 원유를 수입해 각종 석유제품으로 정제하는 정유 산업 특성상 유가 변동성이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반등 추이를 보이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유가 변동성에 따른 대응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석유 통계 포털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해 4~5월 배럴당 90달러대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7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서부텍사스산원유와 브렌트유 역시 최근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추동훈 기자 / 정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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