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4' 대책 효과…분양 사무소 '밤샘 줄서기'
쿠폰 뿌리기 등 주택 판매촉진 마케팅
광둥성 선전 신규주택 거래량 569%↑
낮은 부동산 신뢰도, 부채 리스크 문제도
중국 정부가 지난달 24일 주택 대출금리 인하, 주택 구매계약금 비율 인하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대대적으로 내놓으면서 국경절 연휴 기간(10월 1~7일)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호황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5일 중국 국영중앙(CC)TV는 중국 수십 개 성(省)·시(市) 지방정부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9월 말부터 줄줄이 부동산 부양책을 도입한 결과 국경절 연휴 기간 아파트 분양업소에 집을 보러 오는 방문객 수가 급증했고 여러 지역에서 주택 매매량이 증가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4일 기준 20여 개 성급 지역 130개 이상 도시에서 주택 판매 성수기인 가을을 맞이해 온·오프라인으로 각종 주택 판매촉진 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 지역 부동산 업체들은 국경절 연휴 기간에도 쉬지 않고 밤샘 근무를 하면서 주택 구매 할인 쿠폰을 뿌리고 마케팅 행사를 벌였다. 중소 도시 부동산 업체들은 대도시로 떠났던 현지 주민들이 연휴 기간 고향으로 돌아와 집을 사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교통비 보조금, 귀향 우대 혜택 등도 제공했을 정도다.
대도시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남방일보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첫날인 1일부터 광둥성 광저우 지역 한 분양아파트 단지에는 집을 보러 온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으며, 주차장은 방문객 차량으로 만원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중국 부동산 장기 불황 속에 몇 년간 보지 못했던 장면이다. 해당 아파트 단지 관계자는 1일에만 집을 보겠다고 예약한 고객이 수백 명에 달했다며 다른 연휴 때보다 방문객이 30% 늘어나는 등 관심도가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이 중에는 베이징 이외 다른 지역에서 온 외지인 비중도 상당했다.
국경절 연휴 기간 주택시장이 호황을 보이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집을 보기 위해 30분간 줄을 섰다" "선전에서 8시간 만에 아파트 분양 매물 395채가 매진됐다"는 소식 등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국경절 연휴 기간 각 지역 주택 판매량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부동산 시장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 기존 주택 거래량은 연휴 기간 중 전년 동기 대비 233%, 신규 주택 거래는 무려 569% 늘어난 것으로 선전 중위안부동산연구센터는 집계했다. 이 밖에도 9월 30일~10월 4일 구이저우성 현지 분양주택 판매량은 1187채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4.3% 늘었으며, 주택 판매액도 54.2% 늘어난 7억5400만 위안(약 1450억원)에 달했다. 국경절 연휴 첫날인 1일 산둥성 신규 분양주택 온라인 청약면적도 9만3800㎡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8% 늘었다.
사실 8월만 해도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70대 주요 도시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3% 하락하며 9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중국 부동산 장기 불황 현상이 뚜렷했으나 9월 말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최근 수년간 헝다·비구이위안 사태 등으로 인해 그 중요성이 다소 줄었지만 부동산은 여전히 중국 경제를 지탱하는 한 축이며, 부동산 경기는 중국 경제 전체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부동산 정책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부양할 수 있지만 약발이 언제까지 먹힐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한다. 올해 중국 경제가 목표로 한 5%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정도로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데다 최근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자금난으로 아파트 단지 공사도 중단하는 등 부동산 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도 아직 낮다는 것.
장기적으로는 중국 인구 감소세가 부동산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특히 현재 중국 주택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여서 통화 완화에만 의존하는 단기적인 부양책으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며 오히려 부동산 부채 리스크를 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주경제=베이징=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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