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동체 모두를 위한 인권친화적 교육문화 조성할 것" 의견 제출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은 입장 갈려…조전혁 "반대" vs 정근식 "찬성"
'서울 교육을 위해' |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13일 야권에서 발의한 '학생인권 보장에 관한 법률안'(학생인권법)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인권법은 최근 서울을 비롯한 일부 시도의회에서 교권 침해 등을 이유로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추진하는 가운데 학생인권을 법으로 보장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를 두고 여러 차례 폐지와 재의 요구를 반복하며 서울시의회와 갈등을 빚어온 서울시교육청이 조례보다 상위법령인 학생인권법에도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 등 12명이 발의한 학생인권보장법을 검토한 뒤 '찬성 의견'을 제출했다.
이 법은 학생인권조례에서 규정한 사항들을 법률로 보장하고 있다. 각 시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조례가 아니라, 학생인권법을 제정해 전국에 일괄 적용한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학생인권은 교사의 교육권과 적대적·대립적 개념으로 이해돼선 안 되고, 오히려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상호 존중이 이뤄지는 학교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법안은 지난달 19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회부돼 지난 3일까지 입법예고를 마쳤다. 그 사이 소관 기관인 서울시교육청에서도 검토의견서를 제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본 입법안은 학생인권에 관한 명확한 규정을 통해 교육현장에서의 인권 보장 원칙을 정립하고, 더불어 인권친화적 교육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찬성 의견을 내놓았다.
또 "학생인권은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장한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존중할 것으로 요구한다"며 학생인권과 교권이 상충하지 않는다는 데도 동의했다.
'학생이 학교 규정의 제·개정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는 조항은 학교 규정에 학생의 권리와 직접적 연관관계가 낮은 행정 측면의 규정도 있는 만큼, 학생 권리를 제한하는 내용일 경우 전체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보충의견을 제시했다.
법안은 시행 시기를 공포 후 6개월 후로 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행정행위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고자 법 시행 전에도 교육감이 일부 조항에 대해 행정행위를 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서울시교육청은 "지역별 조례의 제정 여부, 내용과 실행의 수준이 상이하고, 그로 인해 학생인권 보장 수준에서 지역별 편차가 발생한다"며 "본 법안은 중앙정부와 지방교육행정기관의 학생인권 보장 및 증진에 관한 책무를 보다 명확히 해 교육 공동체 모두를 위한 인권친화적 교육문화의 조성을 촉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지 호소하는 정근식ㆍ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 |
법안이 공포되기까지는 국회 교육위원회 심사, 본회의 심의, 정부 이송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교육위원 16명 중 12명이 발의자에 이름을 올린 만큼 일단 소관위원회 통과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16일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이 법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기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
진보 진영의 정근식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인권법에 찬성하면서 교권침해 논란은 학교 구성원 간 소통을 강화해 해소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보수 진영의 조전혁 후보는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인권법에 반대하고, 대신 권리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점을 강조하는 '학생권리의무조례'를 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규정상 이미 제출한 의견서를 수정할 수는 없다고 서울시교육청은 설명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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