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남북정상선언 17주년 참석 전 경기도청 방문
전직 대통령 방문은 이번이 처음
경기도 “이번 주 방문 결정”
이재명 사법 리스크 본격화 시점 만나 묘한 여운
전직 대통령 방문은 이번이 처음
경기도 “이번 주 방문 결정”
이재명 사법 리스크 본격화 시점 만나 묘한 여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사 집무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환담하고 있다. <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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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남북정상선언 17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 수원을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행사 참석 전 경기도를 깜짝 방문해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만났다. 전직 대통령의 경기도 예방은 사상 처음이라고 경기도는 전했다.
경기도청에서 40분간 김 지사와 환담한 문 전 대통령은 수원컨벤션센터 옆 광교호수공원을 김 지사와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이어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전 대통령은 4일 오후 4시 경기도를 방문해 김 지사를 만났다. ‘10·4 남북정상선언 17주년 기념식’ 2시간 전으로 김정숙 여사도 함께했다.
김 지사는 도청 1층 로비에 나와 도청 직원과 문 전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경기도청 직원들은 ‘이니♡수기 환영해요’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환성을 터뜨리며 전직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도청 직원 대표 2명은 평화·화합의 의미를 담은 라벤더, 올리브 가지, 카밀러 꽃다발로 전직 대통령 부부의 경기도청 방문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도청 1층 로비, 엘리베이터, 민원실 등에 설치된 TV 화면에는 ‘사람을 잇다, 문재인과 경기도!’라는 자막이 흘렀다.
경기도는 “문 전 대통령의 도청 방문은 이번 주 결정됐지만 경호 목적상 보안을 유지하면서 조용히 환영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5층 도지사 집무실로 이동해 딩초 예정된 20분보다 20분 더 늘어난 40분간 김 지사와 환담했다. 경기도 3명의 부지사(행정 1·2·경제)와 정무수석, 비서실장,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지사가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특자도) 추진에 관심을 보였다.
김 지사는 “특자도 추진합니까”란 문 전 대통령 질문에 “저희가 할 것은 다 준비했는데 정부가 주민투표에 답을 주지 않고 있다. 경기도는 윤석열 정부와 다르게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경기도가 비중이 가장 크니 경기도가 방향을 바로 잡으면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중앙정부가 방향을 다르게 갈 때 경기도가 가야 할 방향으로 선도하면 바람을 일으키고 포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역단체장 평가에서) 1등을 하다가 우리 지사님(김동연 지사)에게 뺏겼다’고 하던데...”라고 말해 환담장에 웃음이 퍼졌다.
문 전 대통령은 “지사님이 물론 열심히 하셨지만 도청 공무원들이 함께 해주셔서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경기도 공무원들이) 참 고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김 지사가 주도해 작성한 ‘비전 2030’ 등을 소재로 대화하면서 40분간 환담을 이어갔다. 애초 예정된 환담 시간은 20분이었다.
김 지사는 문 전 대통령 부부에게 도청 방문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세 가지 기념품(DMZ꽃차·대성마을 햅쌀·장단 백목(콩)종자)을 전했다. 꽃차는 DMZ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백목련 꽃봉오리(꽃말 ‘숭고한 정신’)를 채취한 ‘평화의 차’다. 햅쌀은 비무장지대 대성동마을에서 국내 최초 남북교배종인 ‘평원(平願-평화를 바라는)벼’를 키워 올해 처음 수확한 것이다.
장단 백목(白目)은 점점 줄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토종콩이다.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에 심어주길 희망하며 경기도가 마련한 ‘평화의 씨앗’이다.
오후 4시 50분께 환담을 마친 문 전 대통령은 도청사를 나가며 방명록에 ‘행복한 경기도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듭니다. 경기도 화이팅’이라고 적었다.
도청사를 나선 문 전 대통령은 광교호수공원으로 향했다. ‘10·4 남북정상선언 17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수원컨벤션센터와 연결되는 공원이다. 문 전 대통령과 김 지사는 광교호수공원을 함께 산책하며 대화했다.
문 전 대통령이 김 지사와 장시간 만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행사 참석차 수원에 온 김에 경기도를 방문한 것일 수 있지만 전직 대통령의 경기도 방문은 이례적인 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한 시점이어서 묘한 여운을 남긴다.
김 지사는 지난 3월 5일 경남 양산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차담을 한 뒤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 제게 더 큰 역할을 하라는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면서 “저도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포스트 이재명으로 김 지사를 지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지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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