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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K-방산 어썸” 무인화 기술부터 VR까지...글로벌 고객 홀렸다[KADEX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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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 가보니

첫날 해외 군 관계자로 인산인해

“K-방산, 기술적 측면에서 뛰어나”

기업부스 무인화 기술 전면 배치

기존 핵심제품 수출 문의도 쇄도

헤럴드경제

관람객들로 붐비는 ‘KADEX 2024(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 행사장 전경 한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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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굉장(Awesome)합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 방산이 기술적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됐습니다.”

2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내 지상무기 방위산업 전시회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KADEX 2024)’에 방문한 태국 군 관계자는 행사장을 둘러보면서 K-방산에 대해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모든 기술이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LIG넥스원 미사일 체계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강조했다.

KADEX 2024가 개막한 이날은 군 관계자, 공무원 등을 제외한 일반 관광객 입장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행사장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해외 군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 부스에 여러 차례 방문, K-방산의 핵심 전력을 살펴봤다. 일본 NHK, 프랑스 AFP 등 해외 언론들도 K-방산에 관심을 보이며 국내 방산 기업인들에게 취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곳은 단연 한화 부스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한화 방산 계열사 3사가 통합으로 꾸린 부스에서 해외 고객사들은 10분 이상 머물면서 한화 제품을 살펴봤다. 그리스 군 관계자는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의 다양한 국가들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를 도입하고 있는 만큼 이번 행사를 통해 K9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군 관계자들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과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다른 국내 방산 기업 부스에도 관심을 가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중동 정부 인사가 부스를 살펴보면서 자국에도 LIG넥스원 제품 공급이 가능한지, 만약 수출이 이뤄진다면 어느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고 말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계룡은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교통 측면에서 외국인들이 방문하기 불편한 지역”이라며 “그럼에도 많은 외국 정부 인사들이 행사장에 찾아왔다는 건 K-방산에 대한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K-방산은 최근 3~4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20년 30억달러(4조원)였던 한국 방위산업 수출액은 2022년 5배 이상 증가한 173억달러(23조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35억달러(19조원)를 기록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올해는 국내 방산 기업들의 연이은 수주에 힘입어 200억달러(26조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이날부터 6일까지 5일간 열리는 KADEX 2024에는 국내외 365개 방산업체가 부스 1432개를 마련했다. 국내 방산 업체들은 물론 록히드마틴, 사브 등 세계 유수 방산 기업들도 행사에 참가했다. 외국 정부 차관급 인사와 참모총장 등 해외 군 고위급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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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산 업체들이 전시회에서 전면으로 내세운 기술은 바로 ‘무인화’이다. 전 세계적인 인구 감소 현상으로 병력 공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기반의 무인화 경쟁력을 갖춘 업체만이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 사장은 “현재 우리나라 국군 병력이 50만명 이하로 하락했고, 저출산 여파로 추후에는 30만명대까지 줄어들 것”이라며 “LIG넥스원은 약 50년 동안 미사일 등을 개발했는데, 이같은 전력에 무인화 기술을 녹여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LIG넥스원 부스 콘셉트는 ‘미래 전장에 대비한 무인화’이다. 신 사장은 해외 고객사들을 상대로 ▷수상 유·무인복합체계의 기반이 될 ‘무인수상정(해검-3)’ ▷AI 기반 지휘통제체계 등 무인화 기술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한화는 현재 개발 중인 K9 유무인복합체계, 무인상륙형 다연장 발사대를 첫 공개했다. K9 유무인복합체계는 탑승자 없이 원격으로 주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최대 사거리(80㎞)도 기존보다 2배 늘어났다. 무인상륙형 다연장 발사대는 경량화 설계로 상륙함, 수송함에 탑재가 가능하다. 류영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은 “해외 군 관계자들이 K9에도 무인화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신기해했다”고 말했다.

KAI는 다목적 무인기 모델뿐만 아니라 기존 헬기 라인업에 공중발사무인기(ALE)가 적용된 유무인 복합체계를 선보였다. 현대로템은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전시했다. HR-셰르파는 종속주행을 비롯해 원격주행 등 다양한 무인 운용 기능을 갖췄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훈련 장비도 공개했다. KAI가 행사장에 마련한 수리온 시뮬레이터 체험기는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 조종사들이 실제와 비슷한 환경에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화가 선보인 전차 시뮬레이터의 경우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뮬레이터를 통해 승차감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장비이다.

방산 기업들은 현재 핵심 전력도 선보였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이 공동으로 개발한 장거리 요격 미사일을 전시했다. KAI는 수리온으로 대표되는 헬기 주요 라인업, LIG넥스원은 중동에 수출된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 등을 소개했다. 현대로템은 유럽의 많은 국가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K2 전차 실물 모형을 배치했다.

국내 군 관계자는 “많은 전시회를 방문했지만 이렇게 많은 해외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 방산의 달라진 위상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계룡=한영대 기자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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