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대표는 김대남씨 녹취록에 대한 당내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김씨의 공직 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튜브 ‘서울의 소리’ 기자에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SGI서울보증 상근감사)에 대해 대통령실 내에서 “거취 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4일 통화에서 “김 전 행정관이 녹취록 파문에 대해 사과와 함께 국민의힘을 탈당하지 않았나”라며 “이제는 스스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김 전 행정관의 거취는 누가 요구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결단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이런 파문을 일으킨 상황에서 공직을 맡는 것이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용산 내부에서 김 전 행정관이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진 주로 친한계 인사들이 사퇴를 요구했다. 한 대표도 전날 “국민은 보안 의식이나 공적 의식이 형편없는 사람이 중요 공공기관의 임원으로 계속 근무하는 것과 임용된 것 자체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총선에서 낙천한 뒤 8월부터 SGI서울보증 상근감사로 재직 중이다. 연봉은 3억 안팎이며 월 수백만 원의 법인카드와 함께 차량과 기사도 제공되는 자리다.
김대남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의 모습. 중앙포토 |
대통령실 참모들은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와 전혀 친분이 없는 김 전 행정관이 외부에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고, 김 여사와 친분이 있다고 과시한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 대통령실 대변인실도 “김 전 행정관의 녹취 내용 대부분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 일색”이라며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가 김대남과의 친분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고 공지했다. 실제 녹취록에는 김 전 행정관이 한 대표를 비난할 뿐 아니라, 윤 대통령에 대해 막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김 전 행정관은 대통령실 내 일개 실무 직원이었고 비서관 직무대리도 상황상 어쩔 수 없이 맡았다”며 “녹취록을 들어보면 공직자로서 기본도 되지 않은 인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김 전 행정관의 거취를 결정할 법적 권한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상근 감사에 임명됐고, 녹취록 파문은 공직에서 재직하기 전에 벌어진 일”이라며 “김씨가 스스로 결단하기 전엔 강제로 그만두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친한계 핵심 인사인 신지호(사진) 국민의힘 전략부총장은 김씨에 대해 "진영을 팔아먹은 인물"이라며 연일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제11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던 모습.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친한계는 “공격 사주 의혹의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며 형사 고발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온 나라가 시끄럽게 됐는데 아직도 뭘 믿고 사퇴를 안 하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전날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배후론에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2025년 의대 증원 조정, 활시위 떠났다”=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4일 SBS라디오에서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따져서 내놓은 2000명 의대 증원이 오답이라면 의료계에서 1500명이든, 1000명이든 새로운 답을 내 달라”며 “같이 계산해 보자”고 대화 참여를 요청했다. 장 수석은 2025학년도 증원 철회에 대해선 “수시 입시가 진행 중이고, 대입 절차가 상당 부분 들어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활시위를 떠났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 의대가 의대생 동맹 휴학을 승인한 걸 두곤 “조만간 교육 당국에서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