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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약 여러 개 먹으면 좋을 줄 알고"… 한꺼번에 수십개 복용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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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종 이상 약물 복용자 5년 새 두 배 껑충

전문가 "중복 복용 땐 콩팥 · 위장관 부작용"

최근 5년간 여러 종류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다제약물 복용자'가 크게 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제약물 복용자는 만성질환을 1개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서 먹는 약 10개 이상을 60일 이상 복용하는 환자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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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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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에서 제출받은 '다제약물 복용 만성질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종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가 2019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2019년~2023년 약물 복용 개수에 따른 환자 수 변동 현황은 ▲10~11종 복용자가 44만856명에서 63만5044명, ▲12~14종 27만4718명에서 42만 9653명, ▲15~19종 10만7771명에서 18만9462명, ▲20~24종 1만4359명에서 2만8750명, ▲25종 이상 2343명에서 5134명으로 전반적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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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사례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고령화다. 노년층을 중심으로 만성질환자가 많아지면서 그만큼 약 복용도 늘고 있는 것이다. 또, 해외에 비해 의료비가 저렴하고 병원접근성이 좋아 무분별한 약물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병원 안팎에서는 병원 간 의료정보가 교류되지 않은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의료정보가 개인적인 민감 정보라는 이유로 환자가 과거 어떤 약을 처방받았는지 병원 간 정보 교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동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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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날인 지난 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 및 내원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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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주 제주대학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중복으로 복용한다고 효과가 더 올라가는 게 아닌데, 일부 환자들은 여러 약제를 복용하면 좋을 줄 알고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예를 들면, 진통소염제의 경우 중복 복용하면 콩팥, 심장에 부작용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위장관 출혈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다제약물 복용자가 늘어날수록 부작용 위험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개인의 동의 하에 병원 간 약 처방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안전한 다제약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종류가 다른 약물을 다량으로 먹는 환자들이 늘면서 약값 지출도 크게 늘었다. 총 약제비가 2018년 16조4559억원에서 2022년 21조1104억원으로 5년 새 28%(4조6545억원) 뛰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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