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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위층에서 교대로 샤워하고 성매매 한다” 신고한 여성... 알고 보니 [여행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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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 콜센터에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싶다’며 전화를 거는 등 황당한 문의 전화가 많이 접수되고 있다. 황당한 장난전화나 허위신고로 인해 위급 상황에 바로 대처를 하지 못하는 등 업무 방해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해외 여행 중 난감한 일을 당한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는 행위다.

국가기관이나 경찰 등에 허위 신고를 하면 처벌받을 수 있을지 법률사무소 민성의 전민성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Q. 국가기관이나 경찰 등에 장난전화를 걸거나 허위 신고를 하면 어떻게 처벌하나.
경범죄처벌법 위반죄나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단순히 있지 않은 범죄나 재해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하면 경범죄처벌법위반죄가 성립하지만, 거짓신고 행위가 원인이 돼 상대방인 공무원이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함으로 인해 공무원의 대응조치가 이루어졌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

매일경제

사진= 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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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경범죄처벌법 위반죄는 언제 인정되며, 어떻게 처벌받나.
경범죄처벌법은 있지 않은 범죄나 재해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한 사람을 6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거짓 신고로 경범죄처벌법 위반죄가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A씨는 위층에 사는 이웃 B씨가 성매매를 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B씨의 집을 수색했지만 성매매에 대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A씨는 층간소음이 심하다는 이유로 B씨를 성매매범으로 허위 신고를 한 것이었고, 이전에도 ‘교대로 샤워하는 소리가 들린다. 성매매를 하는 것 같다.’라는 등의 취지로 총 12차례에 걸쳐 B씨를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있었다. ​결국 A씨는 경찰에 허위로 신고한 혐의로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A씨는 재판을 받는 동안에도 “B씨 집 냉장고 옆에 성매매 일당이 숨을만한 공간이 있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조사하지 못한 것이다. B씨가 1인 가구인데도 전기세와 수도세가 많이 나온다. 성매매 남성과 여성의 사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성매매의 근거로 보기는 어려운 점, A씨가 제출한 사진은 아파트 내를 지나고 있는 주민들 모습일 뿐인 점 등을 고려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A씨는 경범죄처벌법 위반죄가 인정돼 벌금 60만 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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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언제 인정되며, 어떻게 처벌받나.
형법은 공무집행방해죄와 별도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규정하고 있다.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했을 경우 성립하지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해 이를 이용함으로써 공무원의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게 하는 경우에 성립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는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인정돼 징역형에 집행유예로 처벌받은 사례도 있다.

C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림역에 칼을 들고 서 있다. 이제부터 사람 죽인다’라는 내용으로 살인을 예고하는 허위 글을 게시했다.​이 글을 본 D씨는 신림역 흉기 난동이 다시 발생할 것이라 생각해 112에 신고했고, 신고 내용을 믿은 E 경찰서 소속 경찰관 18명은 신림역 일대에 출동해 집중 순찰을 하고, 흉악범죄 발생 차단을 위해 인근 CCTV를 열람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이 사건으로 C씨는 D씨에 대한 협박죄, 위계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C씨가 유동아이피와 익명으로 게시판에 글을 남긴 점, 관련 어플을 삭제하고 재설치하는 등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한 점, 재발 위험성이 높아 보이는 점, 다수의 경찰이 출동하는 등 낭비된 공권력이 매우 큰 점 등을 고려해 C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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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허위 신고를 해 개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의 영업을 방해할 경우에도 신고해서 처벌받게 할 수 있나.
형법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의 방법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업무방해죄가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F씨는 G씨가 운영하는 H 식당 앞에 승용차를 주차해 두었다가 G씨와 시비가 붙었다.​이후 F씨는 행정관청에 ‘H 식당 앞에 불법 주차가 돼 있어 통행이 불편하다’는 내용의 신고를 했다. 하지만 사실 F씨는 H 식당 앞에 불법 주·정차가 돼 있는지를 직접 목격한 사실이 없었다.​F씨는 총 62회에 걸쳐 다산콜센터 및 구청, 보건소에 불법 주·정차, 불법 철제광고물 설치 등의 허위 신고를 했고, 담당 공무원으로 하여금 총 23회에 걸쳐 H 식당에 단속을 나가게 했다.​또 F씨는 대부업체 사이트에 상담 접수를 하면서 회신 연락처에 G씨의 연락처를 입력했고, G씨의 휴대전화로 상담 안내 문자메시지가 발송되게 하는 등 동일한 방법으로 총 18회에 걸쳐 대부업체, 통신사, 법무법인, 렌탈업체, 자동차 대리점 등에 허위 상담 접수를 했다. 이 일로 G씨의 휴대전화로 총 22회의 상담 안내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F씨는 G씨의 식당 영업 업무를 방해했다고 해 업무방해죄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F씨가 G씨의 영업을 지속적으로 방해한 것으로 봐 F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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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국가기관이나 경찰 등에 장난전화를 걸거나 허위 신고를 하면 경범죄처벌법 위반죄나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허위 신고로 개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의 영업을 방해할 경우에도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사소한 장난으로 시작한 허위 신고 전화 한 통에 긴급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되거나 국가기관의 공무와 개인의 업무가 방해될 수 있으니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 특히 여행에 들뜬 기분으로 엉뚱한 신고 전화를 했다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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