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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신약 개발에 진단까지"…제약업계에 부는 'AI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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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AI 활용 신약 후보물질 임상 1상 성공률 87.5%

JW중외·파로스아이 등 자체 플랫폼으로 신약개발 나서

대웅제약, AI 기반 진단기기 유통/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 기술이 제약·바이오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AI 기술 주도권 경쟁에 나서며,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의료 진단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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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하 AI) 기술이 제약·바이오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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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과 대웅제약, 파로스아이바이오 등 주요 기업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이하 BCG)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최대 50% 절약할 수 있다. 실제로 BCG 연구팀이 지난해 AI를 통해 후보물질 임상 성공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후보물질 67개 중 24개가 1상에 돌입했으며, 이 중 21건(87.5%)이 임상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BCG 연구팀은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 1상의 평균 성공률이 51~52%임을 고려할 때, AI 기술로 발굴한 후보물질의 성공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AI 기술에 투자를 늘리며 두각을 보이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지난 8월부터 AI 기반 신약 연구개발(R&D) 통합 플랫폼인 '제이웨이브(JWave)'를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제이웨이브는 회사가 기존에 운영하던 빅데이터 기반 AI 약물 시스템인 '주얼리(JWELRY)'와 '클로버(CLOVER)'를 통합한 플랫폼이다. 500여 종의 세포주와 4만여 개의 합성 화합물, 오가노이드(Organoid, 장기유사체), 각종 질환 동물 모델 유전체 정보 등을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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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 자회사 C&C신약연구소 연구원이 '제이웨이브' 플랫폼을 통해 AI 기반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JW중외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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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플랫폼은 JW중외제약의 신약연구센터와 C&C신약연구소 연구진이 웹 포탈 환경에서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유효약물을 신속히 탐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선도물질을 최적화하고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전 과정에 걸쳐 이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당사는 주얼리와 클로버를 구축해 10여 개의 혁신 후보물질을 발굴해왔다"며 "앞으로는 제이웨이브로 항암, 면역, 재생 분야 약물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대웅제약의 경우 안과질환 검사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AI 솔루션 공급에 나섰다. 회사는 최근 의료기기 전문 기업 아크와 AI 실명질환 진단 보조 솔루션 '위스키(WISKY)' 및 안저카메라 '옵티나 제네시스(이하 옵티나)'의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위스키는 AI를 활용한 실명질환 진단 장치로,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질환인 당뇨성 망막병증·황반변성·녹내장을 판독해 소견을 제공한다. 옵티나로 촬영한 이미지를 위스키 프로그램에 연동하면 AI 알고리즘이 이미지를 분석해 질병을 판독하는 방식이다. 촬영된 망막 이미지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3~5초 이내 판독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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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실명질환 진단 보조 솔루션 '위스키(WISKY)'의 판독 이미지 [사진=대웅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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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이번 계약을 계기로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게 된 셈"이라며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가 안과질환 약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이와의 연계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 있다"고 했다.

AI 기술로 본격적인 성과를 낸 기업도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이하 파로스아이)는 지난달 자사가 개발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이하 AML) 약물 'PHI-101'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PHI-101은 파로스아이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 '케미버스(Chemiverse)'로 도출한 물질이다. 특히 2019년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해당 물질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파로스아이는 올해 안으로 PHI-101의 임상 1상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케미버스를 활용해 PHI-101의 적응증을 AML에서 재발성 난소암, 삼중 음성 유방암 등으로 확장해 다양한 질환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인 아이젠사이언스와 항암제 R&D를 진행한다. 아이젠사이언스는 전사체 데이터 기반 AI 신약 개발 플랫폼인 '아이젠 디스커버리(AIGEN Discovery)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신규 항암 후보물질을 발굴·제안한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각각 후보물질 도입 여부를 평가할 예정이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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