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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기억할 오늘] "파자마처럼 편안한 호스피스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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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호스피스 파자마 데이
한국일보

영국의 웨이크필드 호스피스 병원 관계자들이 2023년 '호스피스 파자마 데이'에 파자마 차림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wakefieldhospic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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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자마(Pajama) 파티는 파티의 흥겨움이 잠옷의 편안함과 자유로움, 사적인 은밀함의 뉘앙스와 섞여 묘한 에스프리를 자극하는 파티의 한 형식으로 정착했다. 파자마 파티가 격식과 치장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프라이빗 파티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페기 스웬슨이라는 작가가 대학 레즈비언들의 파티를 소재로 쓴 1963년 동명의 소설이 외설 시비로 판매 금지 처분을 당하고, 이듬해 화성인들의 지구 침공 음모를 모티브로 한 동명의 미국 코미디 영화(감독 Don Weis)가 개봉된 뒤부터라고 한다.

영국 웨스트요크셔주 리즈 남쪽의 작은 도시 웨이크필드(Wakefield)의 호스피스 병원 ‘웨이크필드 호스피스’는 2022년 후원금 마련 캠페인에 파자마를 동원했다. 10월 첫째 금요일을 ‘웨이키 웨이키(Wakey Wakey) 호스피스 파자마 데이’로 지정, 지역 모든 직장인과 학생, 주부가 파자마 차림으로 하루를 보내면서 파자마가 전해주는 포근함과 아늑함, 안전한 느낌을 통해 호스피스 서비스를 환기해달라는 취지였다.

1982년 11월 은퇴한 간호 수녀 8명의 꿈으로 시작돼 90년 4월 개원한 웨이크필드 호스피스는 2022년 당시 2년여간의 코비드 팬데믹 사태로 인한 후원금 고갈로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었다. 첫해 파자마 행사에 수백 명이 동참, 각자 좋아하는 파자마를 입고 다양한 행사를 치렀고, 가을 저녁 바람을 맞으며 도심의 약 8km(5마일) 거리를 당연히 파자마 차림으로 행진했다. 주최 측은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으러 오는 이들과 가족들에게 파자마처럼 편안함을 선사하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수천 파운드의 기부금이 모였던 첫해 행사 이후 매년 참가자와 함께 성금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호스피스 서비스의 소중함을 환기하고 기부와 자원봉사의 필요를 알린 것도 큰 성과일 것이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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