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다큐멘터리 ‘마지막 해녀들’에 출연한 해녀들 모습.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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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바다에만 살다가 영화에 나와 보니 영광스럽죠.”(박인숙)
“옛날엔 해녀란 직업이 너무 천해서 고생도 했는데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도 되고 너무 반갑습니다.”(강주화)
제주 해녀들의 주름진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3일, 부산시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 재미교포 수 킴(50·사진) 감독과 해녀 강주화·정영애·박인숙·현인홍씨가 애플TV+ 다큐멘터리 ‘마지막 해녀들’을 들고 취재진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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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공개(11일)에 앞서 부산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에 초청된 이 다큐는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애플TV+가 시대극 ‘파친코’에 이어 선보이는 한국 역사·전통문화를 담은 콘텐트다. 60~90대 고령자가 대다수인 제주도 해녀들의 활기찬 공동체 문화와 강인한 삶을 조명했다. 이들은 유튜브·틱톡을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30대 거제도 해녀들과 뭉쳐 기후변화·환경오염으로 신음하는 해양 현실에도 목소리를 낸다.
8살 때 제주도 여행에서 처음 만난 해녀에 첫눈에 반했다는 수 킴 감독은 “해녀는 시끌벅적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걸크러시 집단”이라며 “100년 넘게 한국에 존재해 온 문화이자, 아시아의 일하는 여성 첫 세대라 생각한다. 공동체로서 해녀들의 연대감, 대담하고 확신에 가득한 다른 버전의 한국 여성상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1960년대 3만 명에 달했던 제주도 해녀는 지난해 기준 4000명 이하로 크게 줄었다. 수 킴 감독은 “10년 전쯤 어머니와 다시 해녀 공동체를 찾아갔다가 84세 해녀에게 ‘해녀는 우리가 끝인 것 같다. 마지막 세대 같다’는 말을 듣고 해녀 이야기를 기록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기존 미디어가 다뤄온 나이 들고도 물질하는 ‘슬픈 할머니’가 아닌 자신의 일을 즐기는 해녀들의 진면목을 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 다큐는 탈레반의 여성 탄압에 저항해 2014년 최연소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파키스탄 여성 교육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설립한 제작사의 창립작이기도 하다. 수 킴 감독은 “‘한국 섬에 관한 협소한 이야기’란 이유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던 중 말랄라가 참여하며 제작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부산=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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