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에서 교복을 빌려 입고 축제를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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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국내 테마파크들이 호러를 앞세운 축제를 일제히 재개했다. 호박·마차 같은 소품을 빼는 식으로 ‘핼러윈(할로윈)’ 색채를 지우는 대신, 인기 호러 콘텐트만 남긴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지난달 7일 개막한 롯데월드의 가을 축제 ‘다크 문 월드(11월 17일까지)’도 핼러윈 없는 호러 축제를 앞세웠다.
핼러윈은 없다
달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담는 한 연인.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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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와 ‘핼러윈’은 가을 시즌 테마파크의 효자 아이템으로 통했다. 롯데월드·에버랜드·레고랜드 등 국내 테마파크는 보통 9~11월을 ‘핼러윈 시즌’으로 잡고, 추석 연휴 이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 전까지 호러 축제를 벌여왔다. 롯데월드의 경우 ‘호러할로윈’ 축제를 시작한 2016년 이후부터 코로나 이전까지 가을 시즌 입장객이 최대 30% 증가했다. 이번에 호러 축제를 부활한 이유다.
2년 만에 돌아온 롯데월드 호러 축제의 콘셉트는 간단하다. ‘호러’는 살리고 ‘핼러윈’은 지웠다. 축제 이름부터 ‘호러할로윈’에서 ‘다크 문 월드’으로 바꿨다. 핼러윈풍의 퍼레이드가 사라졌고, 대신 뮤지컬 스타일의 ‘스트리트 호러 쇼’가 생겼다. 매일 오후 8시 20분 ‘스페인 광장’ 앞 광장에서 공연을 벌이는데, 혼잡을 막도록 4~5m 간격으로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야외 매직아일랜드 곳곳에 인기 웹툰 ‘다크 문’과 관련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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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 내 분장실 풍경도 달라졌다. 호박 모자, 마녀 망토 같은 핼러윈 소품과 의상이 사라졌다. 2년 전에는 살점이 너덜너덜하게 붙은 좀비 스타일의 특수효과가 인기를 누렸으나 올해는 없다. 기념품 숍에도 핼러윈 관련 굿즈가 싹 빠졌다.
서성재 롯데월드 콘텐츠TFT 팀장은 “호박·유령·캔디 등 핼러윈이 연상되는 모든 소품을 뺐고, 호러 콘텐트에서도 신체의 상처 및 훼손 같은 자극적인 요소를 빼 수위를 조절했다”고 말했다.
반면 체험 요소를 다양하게 늘렸다. 오는 25일에는 영업을 마친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어나더 월드: 숨바꼭질’을 진행한다. 인형의 집으로 변해버린 음침한 분위기의 파크 내에서 보물찾기를 하는 이벤트로 총 1000만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롯데월드 민속박물관에서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방 탈출 게임을 한다.
매직캐슬에선 ‘수하놀이’ 인기
일몰 후 매직캐슬 외벽에는 다채로운 영상이 입혀진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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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매직아일랜드는 축제 동안 이른바 ‘다크 문’ 콘셉트로 변신한다. ‘다크 문’은 인기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을 모티브로 한 판타지 웹툰으로, 뱀파이어 소년 7명의 모험을 그린 학원물이다. 웹툰은 누적 1억 8000만 뷰를 기록했다.
해가 지면 엔하이픈의 노래에 맞춰 41.3m 높이의 매직캐슬 외벽에 다채로운 ‘다크 문’ 영상이 입혀진다. 뱀파이어가 매직아일랜드 전역을 돌며 포토타임도 진행한다. 매직캐슬 3층은 웹툰 속 ‘드셀리스 아카데미’ 공간으로 꾸몄다. 석촌호수 위를 유영하는 보트도 원작 콘셉트로 겉옷을 바꿨다.
롯데월드는 올가을 핼러윈 퍼레이드를 없애는 대신 뮤지컬풍의 ‘스트리트 호러 쇼’를 신설했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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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과 엔하이픈의 팬덤 사이에서는 성지 순례하듯 매직아일랜드를 누비는 일명 ‘수하 놀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주인공 수하가 입은 드셀리스 교복을 대여(2만5000원)해 ‘인생 네 컷’을 담고, 명찰·키링 등 다크 문 굿즈를 사고 곳곳의 테마 공간에서 기념사진을 담아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한다. 드셀리스 교복은 3주 만에 1000벌 이상이 대여됐다.
매직캐슬에서 만난 20대 중국인 관광객은 “샤오홍슈(小紅書, 중국판 인스타그램)에서 다크 문 팬 2명을 찾아 함께 왔다”면서 “같은 교복을 입은 한국인 친구들과 기념사진도 남기고 축제를 즐겼다”고 말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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