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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추어탕 주문 10분 만에…드론 배달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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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 ‘배송 서비스’ 시작

경향신문

드론 배송업체 직원이 남원시 노암공단 배송거점에서 지난달 30일 추어탕 밀키트를 배송상자에 넣고 있다(왼쪽 사진). 배송거점을 출발한 드론이 배송지점인 어진동 시립김병종미술관으로 날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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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실증사업 거쳐 운영
3㎏ 이하 음식·물품 등 대상
거점 2곳서 배달지점에 운반

지난달 30일 오전 10시50분 전북 남원시 시립김병종미술관 옆 드론 배송지점 현장.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드론배송’을 내려받아 추어탕 밀키트 1개를 선택했다. 배달요금은 3000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위~잉” 하는 모터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길 건너 야트막한 동산을 넘어 드론 한 대가 둥실 떠올랐다.

가로·세로 각 2m 크기에 높이가 0.7m인 이 드론에는 작은 철가방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상공 50m까지 솟아 공장지대를 지나친 드론은 왕복 2차선 도로도 훌쩍 건너 미술관 위쪽으로 진입했다. 마치 주문자를 찾듯 상공에 잠시 머물던 드론은 준비된 그물망에 물건을 떨어뜨리곤 유유히 이륙장으로 되돌아갔다. 배송된 철가방 속에는 앱으로 주문한 추어탕 밀키트가 정확하게 들어 있었다.

주문에서 배송까지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교통 체증도, 신호 대기도, 출입문 통과도 없이 배달드론은 최단거리로 날았기 때문이다.

이륙 신호부터 착륙까지 걸린 시간은 6분29초. 약한 바람이 불었지만, 드론의 임무 수행에는 문제가 없었다.

미술관 관람을 왔다가 우연히 드론 배송을 목격했다는 박미경씨(40)는 “이런 서비스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정말 세상 편리해 보인다”며 “대중화되면 꼭 이용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드론 배송 실증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전국 지자체에서 드론을 이용한 상용배송 시범사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큰 문제 없이 드론 배송 상용화까지 안착하면 배달 시간과 인건비를 줄이는 한편, 배달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농어촌 지역의 생활편의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드론 실증도시는 14곳에 이른다. 이날 지역 특산품인 추어탕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보인 남원도 그중 한 곳이다. 남원시는 2년 연속 선정된 드론 실증사업 경험을 통해 운봉읍 행정복지센터와 노암농공단지에 드론 배달거점을 설치, 4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다.

주요 배송 품목은 추어탕 밀키트·김부각과 장작, 세면도구 등 유원지나 캠핑장에서 필요한 3㎏ 이하 물품이다.

전주시도 지난해 한옥마을에서 비빔밥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사업을 선보였다. 공공배달 앱인 ‘전주맛배달’과 연계해 가맹점의 인프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7월부터 제주도와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를 오가는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가 도입된 이후 섬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야식 문화가 생겼다.

드론 특성상 비가 오거나 태풍 등으로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이용이 어렵다는 한계는 있다. 안전 문제로 장소 제약 등 실제 상용화 단계까진 아직 한계점이 남아 있다. 서비스를 위한 시장 조사와 서비스 개선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실증사업으로 드론을 활용해 실생활에 유용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드론 배송 사업체들은 배송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도서·산간 지역의 경우 드론 배송을 통해 정주 여건까지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우성 남원시 항공산업팀장은 “드론으로 빵이나 커피 등을 시민들에게 배달하는 새로운 물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드론 배송이 활성화되면 물건 배달이 어려운 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정기 배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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