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만 751억… 자산 49배 수준
무상임대 등 힘썼지만 회생 못해
자산효율화 컨설팅 용역 발주
"공실많아 팔릴지 미지수" 전망
용인동백지구 복합쇼핑몰 쥬네브 전경 fn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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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아픈 손가락'이 된 경기 용인 동백지구의 쥬네브 상가 매각을 검토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 용인 동백지구에 위치한 쥬네브 상가에 대한 자산 효율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쥬네브는 LH가 출자한 민관합동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개발한 복합쇼핑몰이다. 지난 2003년 LH가 한국까르푸·포스코건설·대덕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했다. 총 사업비가 4460억원이 넘는 상가로 썬월드, 문월드, 스타월드 3개의 건물로 이뤄졌다. 서울 강남 코엑스몰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로 2006년 개관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쥬네브 상가는 분양 당시부터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며 만성적인 악성 미분양에 시달렸다. LH는 쥬네브 설립 당시 상가부지를 958억원에 매각했지만 2008년까지 잔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인 1045억원을 받지 못했다. 이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쥬네브는 미분양 상가 건물 496호실의 우선수익권을 LH에 넘겼다가 결국 지난 2017년 남은 상가들을 LH에 대물변제했다.
현재 쥬네브는 사실상 폐업상태에 놓여있다. 2023년 말 기준 쥬네브의 부채 총액은 751억원으로 이는 자산 총액인 15억원의 49배 수준으로 사실상 파산 상태다.
쥬네브 상가의 공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LH는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했다. 용인시에 지난 2018년 문월드 공실 51개소를 시에 무상임대 공간으로 제공하기로 하는 등 상가 활성화를 위해서 여러 조치에 나섰다. LH가 보유 중인 상가를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쥬네브 상가의 공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LH는 상가 활성화를 위해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다는 예정이다. LH는 용인동백 쥬네브 상가 자산 효율화 방안 컨설팅 용역을 발주했다.
입지·상권 분석을 토대로 임대·관리 현황 등 현황 조사를 진행한 뒤 상가 문제점을 분석하고 임대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상가의 적정 매각가치를 산출하고 적절한 처분 방식 시기를 검토하는 등 매각 계획도 세운다는 방침이다.
LH가 재정 건전화 수정계획을 내놓으며 2028년까지 9065억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번 자산효율화 추진의 배경이다. LH의 올해 부채비율은 지난해(218.3%)보다 약 3%p 증가한 221%로 전망된다. LH는 2028년까지 부채비율이 232%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LH 관계자는 "현재 쥬네브 상가는 파산 후 처리절차 중이기 때문에 명확한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현재 자산효율화 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상가 매각까지 포함한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LH가 쥬네브 상가를 매각하더라도 입찰에 참여할 업체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H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재도 공실이 많은 메머드급 상가를 시장에 내놓는다고 해서 팔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그렇다고 상가 활성화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LH 입장에서는 난감한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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