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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아빠 언제 와?” 매일 울며 묻는다…‘영월 역주행 참사’ 유가족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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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피나는 노력으로 일궈낸 가정, 너무나도 쉽게 무너져 내렸다”

지난 추석 연휴 한 터널에서 현직 군인이 몰던 차량이 '음주 역주행'으로 일가족이 다치고 운전자가 숨진 가운데, 유가족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를 호소했다.

세계일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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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영월 역주행 교통사고 관련 음주운전 처벌 강화에 관한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 취지는 '영월 역주행 교통사고로 억울하게 죽은 동생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나라의 음주운전 처벌법을 더욱더 강화해달라'는 것이다.

작성자는 "만 32살 젊은 나이로, 예쁜 아내와 사랑스러운 두 자녀를 두고 생을 마감한 피해자는 저의 친동생"이라면서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해 아름다운 가정을 꾸렸다. 사고 이틀 전날에는 그토록 꿈에 그리던 서울로 이사를 하며 아내, 두 아이와 행복한 미래를 그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 남자의 피나는 노력으로 일궈낸 가정은 너무나도 쉽게 무너져 내렸다"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대의 군인이, 과거 음주 운전 전력까지 있던 그에게 왜 다시 운전대를 잡게 하고, 왜 솜방망이 처벌로 끝내셨냐"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저는 친동생을 잃은 충격으로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아버지께서는 끊으셨던 술을 다시 입에 대시며 아픔을 달래신다"며 "올케는 얼굴과 발에 멍이 가득한 채로 친동생의 장례를 치렀고, 장인어른은 휠체어에, 장모님은 중환자실에 누워 계신다. 아이들은 아빠가 언제 오냐고 매일 울며 묻는다"고 호소했다.

작성자는 "이제 동생은 없다. 아내와 두 아이, 장인, 장모님을 지켜내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가해자도 없기에 벌을 물을 수도 없다"며 "동생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음주 운전 처벌법을 더욱더 강화해 달라"고 글을 맺었다.

앞서 지난달 16일 오전 1시 27분쯤 강원 영월군 영월읍 영월 2터널 내에서 카니발 승합차와 셀토스가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30대 카니발 운전자 A씨 와 20대 셀토스 운전자 B씨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카니발에 타고 있던 일가족 5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현직 해병대 부사관이었다. 당시 그는 자동차전용도로로 진입한 뒤 사고지점까지 역주행하다 사고를 냈다고 한다.

사고 후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역주행 차량을 운전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라는 내용을 통보받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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