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교육부가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한 서울 의대에 대한 '고강도 감사'에 착수했다. 이에 비의대 교수를 포함한 서울대교수회가 교육부에 감사 철회를 요구하며 들고 일어났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 전선이 갈수록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2025년 의대 증원을 철회할 수 없다면 2026년 감원 논의를 보장해달라'던 입장을 이틀 만에 뒤집고 '2025년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하지 않으면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교육부는 최근 서울대 의대 학장이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승인하고 대학본부가 이를 승인한 데 대해 2일 12명 규모의 감사인단을 꾸리고 감사에 착수했다. 교육부는 휴학 승인이 학칙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됐는지 등을 중점 파악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감사에서 중대한 하자가 확인될 경우 엄중히 문책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잡을 예정"이라며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강하게 감사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의 발 빠른 강경 대응 배경에는 전국 의대 중 처음 이뤄진 서울대의 의대생 휴학 승인 결정이 다른 대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지난 1학기부터 휴학한 의대생들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올해 11월 돌아와도 내년 2월까지 3개월 동안 1년 치 교육을 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중론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현실적으로 '휴학 승인 도미노'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부의 감사 착수에 서울대교수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교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는 우리 대학 의과대학이 내린 휴학 승인 결정을 철회시키기 위해 감사라는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하려 하고 있다"며 "휴학 승인을 지지하고 정부의 의대 감사방침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은 자율성에 기반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책무를 지닌다"며 "정부가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해 대학을 길들이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면 전국 대학의 교수회와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대 의과대학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생들이 집단으로 낸 휴학계를 일괄 처리한 가운데 2일 오후 안상훈 교육부 감사총괄담당관을 비롯한 교육부 관계자들이 감사를 위해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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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의협은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대한의학회 등 5개 의사단체와 함께 낸 입장문에서 정부가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의사인력수급추예위원회 참여를 요청한 데 대해 "2025년도 의대정원을 포함해 의제 제한 없이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며 "따라서 우리는 보건복지부가 10월 18일까지 요구한 '의사인력추계위 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2025년도 입시 절차가 시작됐다는 이유만으로 2025년도 의대정원 증원 철회가 불가능한 것처럼 언론을 통해 호도하고 있지만, 2025년도 입시가 완전히 종료되기 전까지는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증원 철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불과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의협은 "2025년에 초래될 의대 교육의 파탄을 이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2026년부터는 감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장해 주시기 바란다"고 해 '2025년 의대 증원'과 관련해 한발 물러선 듯한 입장을 보였으나, 이날 다시 논의를 원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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