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터호른산.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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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와 스위스의 국경을 나누는 산봉우리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양국이 국경선을 새로 긋게 됐다.
1일(현지 시각)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빙하가 녹으면서 자연적 요소가 바뀌어 국가간 경계를 재정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경 변경은 지난해 합의된 사항으로, 이탈리아가 향후 공식적으로 승인하게 되면 협정에 따라 국경선이 재편된다.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은 약 359마일(약 578km)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25마일(약 40km)이 빙하로 덮여 있다.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중 하나인 마터호른산(4478m)도 국경선 위에 있다.
양국은 1815년부터 마터호른산의 능선을 따라 양쪽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기후 변화로 산맥의 빙하가 녹자 실제 산꼭대기가 당초 국경과 다르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국경선은 남쪽으로 100~150m정도 밀려나 이탈리아 땅이 줄고 스위스 땅은 늘었다.
국경선이 재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0년에도 빙하가 빠르게 소실되면서 스위스 체르마트 인근 국경이 1940년 이래로 한 차례 재편됐다. 이 변화로 본래 이탈리아 땅에 있었던 로프웨이가 스위스 땅으로 옮겨가게 됐다.
유럽 대륙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 스위스 과학 아카데미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스위스 빙하는 부피 6% 잃었으며 이듬해 4%를 잃었다. 일부 지역 전문가들은 더 이상 측정할 빙하가 남아있지 않다며 측정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 빙하학자이자 스위스 빙하 모니터링 네트워크 '글라모스'(GLAMOS) 마티아스 허스 이사는 “하향 추세가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올해 겨울 많은 눈이 예상됐지만 빠른 속도로 얼음을 잃긴 마찬가지였다”며 “국경의 변화는 작은 부작용일 뿐이다. 세계 지도의 변화뿐만 아니라 더위로 인한 물부족 문제 등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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