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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엄습하는 R의 그림자…재테크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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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금리 인하 동시에 대비해야
자산 균형 맞추는 ‘바벨’ 전략 필요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불황기 투자 전략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크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유동성 확대와 시장 변동성에 모두 대비하는 ‘바벨 전략’을 추천한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유동성 확대로 이어져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금융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안전자산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매경이코노미

금융 시장 변동성 커질 땐

불확실성 줄이는 안전자산 ‘굿’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번 ‘빅컷’ 후 경기 침체 우려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금융 시장은 어느 정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모양새다. 빅컷 직후 주식 시장은 오히려 약세로 전환했고, 미국 장기채 금리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시장 반응은 과거 사례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경기 침체를 동반한 금리 인하는 안전자산으로 쏠림 현상을 심화했다. 삼성자산운용 리서치센터가 1990년 이후 5차례(1990·1995·2001·2007·2019년) 있었던 미국 금리 인하 시기 자산별 수익률(첫 금리 인하 후 26주)을 분석한 결과다. 해당 분석에 따르면 경기 침체로 인해 금리를 내린 시기에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장·단기채나 달러 등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위험자산인 선진국·신흥국 주식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빅컷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한 2001·2007년의 경우 이후 2~3개월 뒤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이번에도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된다면 안전자산을 담는 전략이 유효하다.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이 효과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최근 금 가격은 온스당 26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중이다. 9월 25일 장중에는 2700달러 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향후 가격 전망도 긍정적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금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내년 금 가격이 3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불황으로 기준금리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면 채권 투자도 유효하다. 특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단기채와 장기채를 모두 담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경기 침체로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내려간다면 장기채 투자로 매매 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 다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금리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단기채를 보유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다. 예금처럼 보유하다 만기 시 이자수익을 거두면 된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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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효과 기대하면

바이오주 수혜 전망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며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4분기 중 한국은행이 기준금

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트폴리오에 주식도 일정 비율 담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한국 경기 전망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 금리 인하로 인한 수혜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

증권가에서 추천하는 업종은 제약·바이오다.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다. 미국 빅컷 이후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이기도 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제약 종목 72개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 지수는 빅컷 직후인 9월 19일부터 24일까지 4거래일 동안 7.6% 상승했다. 전체 KRX 주가 지수 중 최고 상승률이다. 9월 19일 하루에만 알테오젠(10%), 리가켐바이오(9%), 삼성바이오로직스(6%), 휴젤(4%), 셀트리온(3%) 등의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하며 3년 만에 황제주 지위를 회복했다.

당분간 바이오주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바이오 업종은 신약 개발을 위한 자본 조달 특성상 저금리 구간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며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향후 금리 하락 사이클에서 바이오 업종의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국내 바이오 기업 재평가도 기대할 수 있다. 신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생물보안법 하원 통과로 국내 바이오 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글로벌 대형사로 향하는 기술 수출로 재평가받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경기 불확실성에 금리 인하 효과가 주식 시장에 온전히 효과를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 인하 효과만 기대하고 주식 시장에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진단이다. 이에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을 균형 있게 투자하는 바벨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하 주기에 대응하고 대선 정국에서 변동성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자산 배분 전략의 핵심”이라며 “전통적인 자산 배분을 통한 균형과 기대수익 조정이 변동성 제어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식과 채권뿐 아니라 원자재나 리츠 등 다양한 자산 비중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면 장기 투자를 미루고 단기금융상품에 가입하는 방법도 유효하다. 단기금융상품은 경기 변동에 방어할 수 있는 데다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최근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의 자금을 국채와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해 일정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상품이다. 은행 보통예금보다 이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사의 입출금 통장이라고 볼 수 있다. 투자자가 대기성 자금을 넣어 두는 용도로 주로 활용된다.

머니마켓펀드(MMF)도 대표적인 고금리 단기금융상품 중 하나다. 신탁상품의 일종으로 주식을 제외한 단기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초단기 채권형 펀드다. 단기금융상품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자랑하며, 단 하루만 맡겨도 다음 날 투자수익이 통장에 지급된다. 입출금도 자유롭다. 저축 기간이나 금액에 제한이 없고 펀드임에도 환매 수수료가 없다. 다만 CMA와 MMF 모두 예금자보호상품이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은행에서 가입 가능한 단기금융상품 중 일복리저축예금(MMDA)도 있다. 이 상품은 투자 금액이 많을수록 유리한데, 통상 500만원 이상의 목돈을 굴리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돼 안정성이 높지만 다른 단기금융상품에 비해 수익성은 다소 떨어진다. MMF는 금액에 상관없이 동일한 금리를 제공하지만 MMDA는 예치된 금액에 따라 이자율이 다르게 적용된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8호 (2024.10.02~2024.10.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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