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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의 나라'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취임…"빈민·여성 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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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선서 후 6년 임기 시작

"국민 뜻 따르며 국제적 영향력 확대"

유대인 가정 태생 과학자 출신

美 트럼프 복귀시 무역·이민 문제 마찰 빚을 듯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멕시코에서 200년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2)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취임하며 6년 임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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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신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조칼로 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휘봉’을 들고 있다.(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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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오전 멕시코시티에 있는 연방 하원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대통령 어깨띠를 넘겨받았다.

그는 “이제 변혁의 시간이다. 여성의 시간이다며” “저는 어머니이자 할머니, 과학자이자 신앙심이 깊은 여성이며, 오늘부터 멕시코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국민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가난한 사람을 먼저 돌본다는 우리 인본주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며 “멕시코는 이제 변화, 여성, 정의를 위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또 “신자유주의 신화는 무너졌고, 우리는 변혁을 통해 더 융성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멕시코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임자인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6월 대선에서 압승한 셰인바움은 ‘변화가 있는 연속성’을 기치로 내걸고 오브라도르의 정책을 계승할 것임을 약속했다.

지난 6월 대선에서 경쟁자를 제치고 압승을 거둔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대선에서 ‘사상 최초’ 신기록을 쏟아냈다. 1962년생인 그는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 태생으로 중남미 최고 명문대인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우남)를 졸업한 과학자 출신이다. 화학자 아버지와 생물학자 어머니 밑에서 자라 셰인바움 역시 물리학 학위와 에너지 공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중산층 유대인 집안에서 자란 그는 ‘멕시코 최초의 유대인 대통령’이란 타이틀도 얻게 됐다. 그간 많은 멕시코 대통령과는 달리 모국어인 스페인어 외에 영어도 능통하다.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에 임명되면서 정계에 입문했으며, 2011년 현재 여당인 모레나가 창당할 때 합류했고, 2018년엔 멕시코시티 최초로 여성 시장으로 당선돼 지난해까지 재임했다.

셰인바움 정권의 앞날은 멕시코의 가장 큰 무역 상대인 미국의 11월 대선 결과에 따라 큰 난관을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다짐한 만큼 그가 백악관에 복귀하게 되면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들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점도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이민 문제의 책임을 멕시코 탓으로 돌리며 ‘국경 장벽’ 건설 등 강경한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불법 이민자 문제에 강경 대응을 예고해 양국간 마찰이 예상된다.

앞서 멕시코 현지 언론은 이번 대선이 역사적인 선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평가하며, 여성 대통령이 가부장적 문화가 여성의 발전을 가로막는 ‘마초’ 국가라는 멕시코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 언론도 전통적으로 마초적인 분위기가 강한 멕시코에서 여성들은 미국보다 30년 늦은 1953년이 돼서야 투표권을 획득했는데 북미 지역에서 멕시코가 미국과 캐나다를 제치고 가장 먼저 여성 대통령을 배출해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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