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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여고생 살해후 웃은 박대성…경찰에 한 말 더 끔찍" 이수정 놀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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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전남경찰청이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한 순천 10대 여성 살해 피의자 박대성. 사진 전남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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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뒤쫓아가 살해한 박대성(30·구속)의 ‘묻지마 살인’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봐주기 없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범행은 엄벌이 필요한데 현재 양형 기준은 '두 사람 이상 사망에 이르게 하는 고의적 살인'이 아니면 사형 선고, 무기징역이 나오지 않는다”며 “이런 류(묻지마 살인)의 범행은 형량 협상이 안 되도록 제발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이런 류(묻지마 살인)의 범행은 형량 협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 교수는 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존에도 무차별 살인이 있었지만 이번 건은 살인 사건의 전형에서도 좀 벗어난 부분이 있기에 해석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사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0시44분쯤 순천시 조례동 길거리에서 귀가하던 고등학생 A양(18)을 뒤쫓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이후 도망가는 과정에서 슬리퍼가 벗겨졌음에도 맨발로 1.5km를 배회하다 행인과 시비가 붙었고, 당시 출동한 경찰이 박대성의 인상착의를 알아보고 검거했다. A양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에 약을 사러 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성은 A양을 살해하고 13분 뒤 인근에서 맨발로 도주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는데, 입꼬리를 올리고 웃는 표정이어서 공분이 일었다.

이 교수는 박대성의 웃음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그는 “(박대성은) 반사회적인 판타지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범행 후 약간 한숨 돌릴 때 웃는 그 표정 때문”이라며 “반사회적인 판타지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내가 목표를 달성했다’는 이런 만족감을 느끼는 듯한 웃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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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성이 여고생 A양을 살해하고 13분 뒤 인근에서 맨발로 도주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사진 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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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반사회적 판타지를 달성했기 때문에 (박대성이) 신발도 버리고 칼도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도주 후 술집으로 걸어갔다”며 “맨발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건 이 사람의 캐릭터가 제지라는 건 전혀 느끼지 못하는 해방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은 현재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기억이 없다고 주장은 하고 있지만, 도주를 하는 행위를 보면 목격자가 나타난 완전 반대 방향으로 굉장히 합리적으로 도주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무차별 살인의 경우) 피해자가 다치면 그 즉시 본인도 놀라서 도주를 한다”며 “지금 이 사건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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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 마련된 '묻지마 살인(추정)'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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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10대인 것에 대해선 “(무차별 살인 사건 피해자의) 성별이 여성들이 유달리 많은 이유는 방어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선택된다는 거”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것조차도 어쩌면 (박대성의) 합리적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게 술 마셔서 몸을 못 가누는 사람의 행위로는 사실 이해가 잘 안 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박대성의 문신과 관련해선 “얼굴에 흉터가 있고 목에 문신이 있다. 일반적으로 문신을 목에다, 정면에다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결국은 그런 것들을 보는 사람에게 공포를 유발하려는 의도로밖에는 읽히지 않는다”며 “그전에도 폭력적인 캐릭터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에 도대체 어떤 종류의 SNS, 인터넷 정보에 노출이 됐었는지를 꼭 확인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대성이 경찰에게 한 얘기가 더 끔찍하다”며 “‘아마 내가 범인인 건 틀림없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술을 마셔서 하나도 기억 안 난다’고 이야기를 하는 건 그전에도 술을 먹고 면책(심신미약)을 받아본 적이 있었던 것 아닌가, 또 ‘나는 절대 사형 같은 건 선고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런 범행은 엄벌이 필요한데 현재 양형 기준은 ‘두 사람 이상 사망에 이르게 하는 고의적 살인’이 아니면 사형 선고, 무기징역이 나오지 않는다”며 “이런 류(묻지마 살인)의 범행은 형량 협상이 안 되도록 제발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선량한 사람을 흉기 난동을 해서 목숨을 잃게 만들면 절대 이 사회에 다시는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라는 확신을 온 국민들에게 최소한 줄 수가 있어야 사법적인 제재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박대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박대성의 신상정보는 오는 29일까지 30일간 전남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된다.경찰은 이르면 오는 4일 박대성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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