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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시진핑 “비 오기 전에 창문 수리하라” 내부 결속 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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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75년 기념식서 위험 대비 강조

부동산 침체 등에 커지는 불만 의식

대만 문제엔 “분리주의 단호히 반대”

동아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만찬에서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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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기 전에 창문을 수리하라(未雨綢繆·다가올 위험에 미리 대비하라는 뜻).”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열린 건국 75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미래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이 아닌 다가올 위험과 도전을 강조했다. 5년 전인 2019년 건국 70주년 때 마오쩌둥(毛澤東)을 떠올리게 하는 중산(中山)복을 입고 “누구도 중국을 흔들 수 없다”고 자신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첨예한 미중 갈등과 내수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불확실하고 예측할 수 없는 모든 위험과 도전을 단호히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74주년 연설에서도 “앞길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올해는 이를 다시 환기시키며 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데 연설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시 주석은 중국식 현대화를 위해서는 “항상 당이 모든 상황을 총괄해야 한다”면서 “전면적인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을 추진하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13년 집권 이후 강한 리더십과 부패 척결 작업으로 여론의 지지를 끌어냈고, 이를 통해 장기 집권에 대한 정당성도 확보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침체와 취업난 등으로 중국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부정적인 외부 환경을 거론하며 당에 대한 충성과 단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시 주석 발언이 중국 정부가 지난달 24일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뒤 첫 공개 발언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당 안팎에 지나친 낙관주의가 퍼지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라는 분석을 내놨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보다 더욱 비판 수위를 높였다. 시 주석은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라며 “양안(중국과 대만) 인민은 핏줄이 서로 이어져 있고,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다. “대만 독립·분리주의 활동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사실상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과 민진당 정부를 직접 비판했다.

라이 총통이 올해 5월 취임 이후 줄곧 대만 주권 강화와 중국에 맞선 국방력 확보를 강조하고, 지난달 29일 미국이 대만에 대한 5억6700만 달러(약 7500억 원)의 방위 지원을 승인한 것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특별한 언급 없이 “조국 통일은 시대의 조류로 어떤 힘도 막을 수 없다”고만 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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