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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산업혁명 본진 영국도…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 142년 만에 불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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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석탄발전소 가동했던 영국
'석탄의 시대' 종료... 탄소중립 추진

한국일보

지난달 29일 영국 잉글랜드 노팅엄셔에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랫클리프 온 소어 발전소' 앞으로 자전거를 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영국의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였던 이 발전소는 지난달 30일 자정을 기해 운영이 중단됐다. 노팅엄셔=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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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석탄발전소)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가동을 완전히 중단했다. 1차 산업혁명이 태동한 영국에서 '석탄의 시대'가 공식 종료된 것이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석탄발전소인 '랫클리프 온 소어 발전소'(랫클리프)가 1일 0시를 기해 운영을 멈췄다. 랫클리프가 잉글랜드 노팅엄셔에서 1968년 첫 가동을 시작한 이래 56년 만에 가동을 멈춘 것이다. 미국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에디슨전등회사가 런던에서 세계 첫 석탄발전소인 '홀본 바이아덕트 발전소'를 가동한 시점(1882년)으로부터 따지면 142년 만에 영국에서 모든 석탄발전소의 전원이 꺼진 것이다. 이로써 영국은 주요 7개국(G7·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중 석탄발전을 중단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이날 자정까지 교대 근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은 상황실에서 발전소 전원 차단 모습 등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랫클리프에서 36년을 근무했다는 공장 관리자 피터 오그레이디는 "입사 당시 우리 중 누구도 석탄이 없는 미래를 상상하지 못했다"며 "(오늘은) 감정적인 하루"라고 말했다. 랫클리프를 소유한 유니퍼에 따르면 랫클리프에서 근무해 온 직원 약 170명은 향후 2년간 진행될 발전소 해체 과정에 합류할 예정이다. 마이클 섕크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부장관은 "랫클리프 발전소 폐쇄는 한 시대의 종말"이라며 "140여 년간 전력 공급에 기여한 석탄 노동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석탄발전소 전면 폐쇄는 영국 정부의 탄소중립 계획에 따른 것이다. 영국은 '2030년까지 발전 부문 탈탄소화', '2050년까지 국가경제 탄소중립' 등의 세부 목표를 갖고 있다. 영국은 1990년 영국 전기 공급량의 80%를 차지하던 석탄발전 비중을 2012년 39%까지, 지난해 1%까지 떨어뜨리는 등 석탄발전 비중을 꾸준히 줄여왔다. 다만 지난 142년간 영국은 이미 46억 톤의 석탄을 태우고 104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고 영국 기후 관련 웹사이트 카본브리프는 분석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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