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 의무 완화... "배당가능액 3.4조 증가할 듯"

보험사 배당가능이익 3.4조 늘어나고
법인세 납부액도 9,000억 증가할 듯
"자본건전성 충족하며 밸류업 효과 목표"

게티이미지뱅크

보험사가 쌓아 둬야 할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이 줄어들면서 주주가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6일 개최한 '제3차 보험개혁회의'에서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보험 계약에 대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면서 보험사는 계약자가 보험 계약을 일시에 전량 해약하더라도 환급금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존보다 많은 준비금 적립액을 쌓아 둬야 했다. 2022년 말 23조7,000억 원이던 해약환급금 준비금 누적액은 올해 6월 기준 38조5,000억 원으로 62.4% 불었다.

이 과정에서 주주에게 배당 가능한 이익과 법인세 납부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보험사가 순이익을 많이 남기더라도 법정준비금은 상법상 배당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법인세법상으로도 준비금은 세금 납부를 일정 기간 이연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에 금융당국이 업계 및 학계, 세제당국과 논의한 결과, 자본건전성 조건을 충족하는 보험사에 한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을 80%로 덜어 주기로 했다. IFRS17 시행 이전 수준의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도록 해 주기 위해서다. 일단 올해는 지급여력비율 200% 이상 보험사에 우선 조치를 적용하고, 매년 기준을 10%포인트씩 하향 조정해 순차적으로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5년에 걸쳐 지급여력비율 150%까지 확대가 목표다.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금융당국은 보험사 배당가능이익이 3조4,000억 원 증가하고, 법인세 납부액은 9,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본건전성을 충실히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한 주주배당과 당기순이익에 상응하는 납세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금융위 측은 "연내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해 올해 사업연도 결산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