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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처음으로 기재부 찾은 한은 총재…"멀지만 가까운" 한은과 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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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부총리-한은 총재 타운홀 미팅'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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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기획재정부를 직접 찾았다. 기재부와 한은의 과거 역사를 생각하면 이례적 행보다. 역대 총재 중 처음이다.이전까지 한은 총재가 기재부를 찾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기재부 장관이 한은을 방문한 것도 4차례 뿐이다.

이 총재의 이번 방문은 지난 2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한은을 방문한 데 따른 '답방' 차원이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한은을 공식 방문했던 최 부총리는 당시 한은과 기재부의 관계를 '현인 동반자'라고 지칭했다. 국내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함께 풀어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이 총재의 방문도 한은과 기재부가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 문제를 함께 논의하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는 한은과 기재부 직원들이 함께 참석해 '한국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지속가능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을 주제로 논의했다.

우리 거시경제의 두 큰 축을 담당하는 두 기관의 이같은 행보는 사실 익숙하지 않다. 기재부와 한은의 과거 역사는 긴장, 냉랭 그 자체였다. 정부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과의 정책조화를 이유로 금리결정에 개입하고 싶어하지만 한은이 가진 통화정책 권한은 법으로 독립성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정부가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에 개입하는 것은 금기시됐다. 최근 대통령실에서 한은의 금리동결을 두고 "아쉽다"고 평가했을 때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역대 부총리와 총재들의 관계를 보더라도 정부와 중앙은행은 정책공조와는 별개로 '독립성' 보장을 두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왔다.

과거 최경환 전 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이 대표적 사례다. 2014년 9월 최 전 부총리는 호주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와 만난 뒤 "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지만 '척하면 척'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한은이 금리인하를 고민하던 시기였고 실제로 다음달 한은은 금리를 내렸다. 이 때문에 최 부총리의 발언을 두고 한은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원들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독립적으로 판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정부가 좀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 한은의 금리결정에 압박을 가한 사례도 있다. 2010년 이명박정부 때 기재부는 11년 만에 열석발언권을 행사했다. 한은법에 따르면 기재부 차관 또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통위 회의에 열석(참석)해 발언할 수 있다.

열석발언권은 중앙은행 중립성을 보장하면서 정부 경제정책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필요시 제한적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평상시 사용된다면 중앙은행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 행사로 비춰질 우려도 있다.

정부는 2010년 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허경욱·임종룡·이용걸·신제윤 전 차관 등이 46번 금통위 회의에 참석했다. 사실상 한은의 금리인상을 저지하기 위한 압박이었다는 평가다. 이후 정부는 아직까지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한은과 기재부의 선물을 두고 관가에서는 두 기관의 묘한 긴장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재부에 '회전 책장'을 선물했다. 기재부가 경제현상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심도 깊게 연구해 좋은 정책을 만들기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최 부총리는 지난 2월 한은을 방문하면서 휴식을 의미하는 '의자'를 선물로 준비했다. 기재부와 한은이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업무 중간 휴식을 취하라는 의미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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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부총리-한은 총재 타운홀 미팅'에 앞서 한은이 기증한 회전책장 앞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 총재가 기재부에 방문한 것은 최 부총리가 지난 2월 한국은행 본관에 방문했던 것에 대한 답방이다. 2024.9.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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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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