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의회 앞 독일(오른쪽)과 이스라엘(가운데) 국기 |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부가 30일(현지시간) '맹방'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수장 암살은 자위권 행사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헤즈볼라는 당연히 테러조직이고 최고 지도부 회의에서 추가 작전을 계획 중이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자위권 행사라고 볼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사망을 발표한 지난 28일 ARD방송 인터뷰에서 "레바논 전역이 불안정해질 위험이 있고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원칙적으로 자위권 행사의 하나로 헤즈볼라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다면서도 "군사논리와 안보논리가 항상 같지는 않다"는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이스라엘의 안보를 자국의 존재 이유로 삼는다는 독일에서는 이 발언에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졌다.
야당인 기독민주당(CDU) 마르틴 후버 사무총장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꾸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베어보크 장관에게 사임을 요구했다.
베어보크 장관이 속한 녹색당의 외교정책 전문가 마리엘루이제 베크는 "헤즈볼라가 언제부터 레바논 안정의 핵심이었느냐. 이란과 헤즈볼라, 하마스에 맞서 군사력 이외에 무엇으로 이스라엘의 존립을 보장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한편 독일 외무부와 국방부는 이날 레바논에 공군기를 보내 일부 외교관을 비롯한 자국민을 귀환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미 헤즈볼라 거점인 레바논을 떠나라고 자국민에게 권고했다. 현재 레바논에 머무르는 독일 국적자는 약 1천800명으로 추산된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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