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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조규홍, 전공의에 첫 사과…의협 “긍정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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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30일 의료개혁 추진 상황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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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30일 의료개혁 추진 상황 브리핑에서 “전공의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전공의 이탈 이후 이들을 향한 공식적인 사과는 약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조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료개혁 추진 상황 브리핑에서 “의료 현장의 어려움이 7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다. 환자와 가족에게 의료 이용에 많은 불편을 끼치고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에 대해 “의료개혁 추진 과정에서 필수의료에 헌신하기로 한 꿈을 잠시 접고 미래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전공의 여러분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도 했다.

복지부 “의대증원 사과는 아니다”

이날 브리핑은 원래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1급)이 하기로 돼 있었지만 조 장관이 나섰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가 ‘미안’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장관이 이런 말을 하기 위해 브리퍼로 (직접)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만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사과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아니다. 전공의들이 장기간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과 전공의들이 이탈해서 경력을 쌓는 데 차질이 생긴 점, 지금의 상황에 처하게 된 점에 대해 사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의 이날 사과 발언은 용산 대통령실과 사전에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브리핑에서 과학적·전문적 의료인력 추계가 가능한 ‘인력수급 추계위원회’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논의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장치를 함께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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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의료진이 환자와 이동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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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수급 추계위원회는 중장기 의료 수요 등을 고려한 적정 의료인력 규모를 산출하기 위한 기구다. 의사·간호사·한의사·치과의사·약사 등 직종별로 각각 설치한다. 올해 1차 연도에는 의사와 간호사 인력 규모만 계산할 예정이다. 직종별 인력수급 추계위원회 위원은 총 13인이다. 해당 직종 공급자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가 7인으로 과반수가 되도록 한다. 나머지 6인은 환자단체·소비자단체 등 수요자 추천 전문가 3인과 관련 연구기관 추천 전문가 3인으로 구성한다.

수요자·연구기관 추천 위원은 모든 직종별 인력수급 추계위원회 위원으로 공통 참여한다. 추계 모형의 안정성과 논의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위원장은 특정 직역에 속하지 않은 연구기관 추천 위원 중 위촉해 운영의 중립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30일부터 10월 18일까지 위원 추천을 받고 올해 안에 인력수급 추계위원회를 출범할 계획이다. 추계작업 실무 지원 기관도 만든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내에 ‘의료인력수급추계센터’를 설치하고, 직종별 대표 과반수와 추천 전문가로 구성된 ‘직종별 자문위원회’도 별도 구성·운영한다. 아울러 최종적인 정책 의사결정은 보건의료정책 법정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한다.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의료계가 수급추계기구에 참여해 합리적인 안을 내어주신다면 2026년도 (증원)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 철회·사과 없이는 의사인력 추계기구 참여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중단해야 의사 수 추계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조 장관의 사과에 대해서는 “긍정적 변화라 생각한다”면서도 “2026학년도부터는 의대 정원 감원도 가능하다는 것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협 “의대증원 멈춰야 의사 수 추계 논의”

한편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연이어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논의했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통해서 (의료공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민심”이라며 우 의장에게 야당과 의료계 설득을 요청했다. 한 대표는 이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과도 만나 약 10분간 면담을 가졌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엔 한 경제신문 창간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행사 시작 30분을 앞두고 돌연 일정을 취소하고 의료계 핵심 인사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했다.

신성식·문상혁·김민정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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