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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전선 넓히는 이스라엘 …'저항의 축' 이란 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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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확전 위기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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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에 대한 공세 범위를 확대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에 공습을 가하면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과 동시에 전쟁을 벌이는 '3면전'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TV는 29일(현지시간) 예멘 호데이다 항구와 발전소에서 공습이 벌어져 항구 노동자 1명, 엔지니어 3명 등 최소 4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가 살해된 지 이틀 만이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날 호데이다까지 약 1700㎞를 날아 폭격 작전을 수행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성명에서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아무리 멀어도 적을 공격하는 데에는 상관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란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셈이다. 일간 가디언은 "예멘에 대한 정교한 대규모 공습은 이스라엘군이 상당히 먼 거리여도 공습을 감행할 의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이란에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군사 행동은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30일 새벽 베이루트 서남부의 주택가 알콜라에 있는 아파트 한 채가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헤즈볼라와 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 시내 중심가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이번 폭격으로 4명이 숨졌다.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이 헤즈볼라 위협 제거를 넘어 중동의 안보 질서와 힘의 균형을 자국에 유리하게 바꿔 놓으려는 근본적 시도를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황을 둘러싼 여론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어느 때보다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나흐만 샤이 전 이스라엘 디아스포라(재외동포) 장관은 뉴욕타임스(NYT)에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별칭) 왕이 돌아왔다"며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도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이 상승했다.

국제 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는 의지가 국민의 마음을 잡은 셈이다. 29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8%포인트 늘었다고 채널12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긍정 평가는 43%였다. 부정 평가(53%)가 여전히 높지만, 10일 전 여론조사의 긍정 평가(35%)보다 나아졌다.

네타냐후 총리와 그와 전시내각에서 갈등을 빚은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를 두고 총리 적합성을 묻는 질문에선 네타냐후 총리가 38%의 지지율을 얻으며 간츠 대표(29%)를 앞섰다. 간츠 대표는 전후 가자지구 계획에 대한 의견 차이로 전시내각에서 빠졌다.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제1 야당 예시 아티드를 이끄는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에 대한 총리 적합성 질문에서도 네타냐후(38%)가 라피드(27%)보다 우위를 보였다.

같은 날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입지에 호재가 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의 오랜 라이벌인 기데온 사르가 이끄는 우파 정당 '새로운 희망'이 네타냐후 총리 연립정부에 동참한 것이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사르 대표가 네타냐후 총리 연립정부에 합류한다. 의회 의석 4석을 보유한 새로운 희망이 연정에 들어오면서 네타냐후 총리 내각이 확보한 의석이 전체 120석 중 68석으로 늘어났다.

네타냐후 총리는 "기데온 사르가 내 요청에 응답하고 (연립)정부에 합류하는 데 동의해줘서 고맙다"며 "이번 결정은 적들 앞에서 우리의 단합을 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 대표는 "이번 결정은 어렵고 도전적인 시기에 이뤄졌다"며 "지금은 이스라엘 정부의 단합과 응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에서 정치 경력을 시작한 사르 대표는 한때 네타냐후 총리의 유력한 경쟁자로 여겨졌으나 점차 당권 경쟁에서 밀리면서 2020년에 당을 떠났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전방위적 공격에도 '레바논 파병설'을 부인했다

30일(현지시간)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레바논 파병 관련 질문에 "어떤 요청도 없었다"며 "추가 병력이나 의용군을 보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칸아니 대변인은 "레바논은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을 물리칠 능력이 있다"며 "저항세력은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8일 이란 관리인 모하마드 하산 악타리가 미국 NBC 방송에 "우리는 1981년에 그랬듯 이스라엘과 싸우기 위해 레바논에 군대를 파병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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