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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크리스티 아태 부회장 “베이컨X게니·바스키아X워홀 이어 더 좋은 전시 서울에 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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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알부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부회장(20세기 및 21세기 미술 공동대표). 사진 크리스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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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 컬렉션 전시가 열린 미술관 송은에 들어섰을 때 웅장하면서도 아늑한 헤르조그 앤 드뫼롱의 건축물과 어디에서 들리는지 모를 마리아 칼라스 목소리가 환상적이었죠. 우리가 기획한 전시는 아니었지만, 크리스티 고객을 초대할 좋은 기회였습니다.”

2022년 프랜시스 베이컨과 아드리안 게니 2인전, 2023년 장미셸 바스키아와 앤디 워홀 전시를 기획했던 크리스티의 아시아태평양 부회장(20세기 및 21세기 미술 공동대표) 크리스티안 알부가 말했다. 피노 컬렉션 전은 크리스티의 소유주이자 케링 그룹 창립자인 프랑수아 피노의 소장품을 선보이는 전시였다.

26일 홍콩 더 헨더슨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본사에서 만난 알부는 “한국 컬렉터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 덕분에 큰 전시를 기획할 수 있었다”며 “지난 3년간 서울에서 크리스티의 존재감이 나날이 높아졌다고 생각하며 더 발전하는 전시를 선보이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2012년부터 크리스티 런던에서 일하기 시작한 알부는 2020년부터 홍콩팀에 합류했다. 2022년 5월 배우 숀 코너리의 소장품이었던 파블로 피카소의 ‘Buste d’homme dans un cadre’를 가져와 1억7500만 홍콩달러(약 294억 원)에 판매했고, 2021년 12월에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Abstraktes Bild 747-1’(1억4000만 홍콩달러, 약 235억 원), 아드리안 게니의 ‘Pie Fight Interior 12’를 8100만 홍콩달러(약 136억 원)에 판매해 작가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운 핵심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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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서울에서 전시됐던 프랜시스 베이컨의 ‘Study for Portrait II’. 크리스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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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시아에서 보기 어려웠던 작품을 전시하며 호평을 받았다. 베이컨과 게니 2인전은 홍콩에서 9일간 열렸는데 1만2000명이 줄을 서서 관람했다. 알부는 이에 대해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고 했다.

“베이컨과 게니의 작품을 살면서 처음으로 접한 젊은 작가와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 삶을 바꾸는 경험이었을 겁니다. 서울에서는 일반인뿐 아니라 연예인부터 서울 시장 같은 정치인까지 다양한 부류의 관객이 방문하는 게 뿌듯했죠.”

내년에도 전시를 기획할 예정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크리스티 서울 지사와 논의해 최고의 전시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저녁 예정됐던 ‘20/21세기 미술 이브닝 경매’에는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의 작품이 주목받기도 했다. 서양 대가들의 작품을 홍콩 경매에 소개하고 있는 그에게 ‘한국 컬렉터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서양 근현대 미술 작가를 소개한다면 누구를 하고 싶은가?’라고 물었다.

그는 “한국 컬렉터들은 런던 파리 뉴욕 등에서 직접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고 있기에, 내가 먼저 소개하기보다는 컬렉터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세실리 브라운처럼 아시아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작가가 서울 글래드스톤 갤러리에서 전시를 열기도 해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보이고 싶은 좋은 작가는 너무 많지만, 피터 도이그의 제자인 허빈 앤더슨이 지금은 생각난다. 그러나 한국 컬렉터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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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작품 앞에 선 크리스티안 알부. 사진 홍콩=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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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매 출품 예정이었던 김환기의 ‘9-XII-71 #216’(약 78억 원에 낙찰됨)이 2019년 ‘우주’(약 132억 원)의 기록을 깰 것 같냐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크기가 작고 구성이 다르다”며 “기록을 깨면 좋겠지만 그보다 모네, 고흐, 자오우키 등 다른 대가의 작품과 함께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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