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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이러니 다 전역하고 도망가지”…軍 관사 상태보고 절망한 간부 [e글e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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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비가 새서 냄비를 받치고 있는 군 관사.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채널 캡처


군 당국이 제공하는 관사가 너무 열악해 군인 직업에 회의감이 들었다는 군 간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군 장병들과 간부들의 제보를 대신 받아주는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채널에는 지난 29일 낙후되고 열악한 독신자 숙소를 배정받은 군 간부 A 씨의 제보가 올라왔다.

A 씨는 배정받은 관사는 누수가 지속되자 공사를 건의했다. 하지만 이보다 사정이 더 급한 관사가 있다는 이유로 3년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올해 들어 재정비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번에 재정비하게 될 자신의 군 관사 이미지와 영상을 공유했다. 천장에서 비가 새서 물이 뚝뚝 떨어졌고, 방바닥에는 물받이 냄비와 수건이 놓여 있었다. 방바닥이 젖지 않도록 임시 조처를 한 모습이 있었다.

A 간부는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내기 이러려고 군인을 하나 싶었다. 민간인들이 불쌍한 사람들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제 직업이 너무 부끄러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어떻게 이런 곳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냐며 울었다. 그 모습이 아직도 가슴 속 깊이 박혀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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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곰팡이가 피어있는 군 관사.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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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나도 결혼 후 첫 집으로 관사 들어갈 때 곰팡이 핀 집과 누수 있는 집 중 골라야 했었다”, “이러니까 군 간부들 지금 다 도망가고 있는 거지”, “누수보다 긴급한 게 어디 있느냐. 물새는 걸 처음에 해결 안 하면 소규모로 갈 공사가 대보수로 넘어간다”, “사병 막사 고급화할 돈의 10분의 1이라도 독신자 숙소 보수에 써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지속되자 육군 관계자는 “육군은 신성한 국가방위를 위해 묵묵하게 헌신하고 있는 간부들의 행복한 생활여건이 보장될 수 있도록 편리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숙소와 관련한 군 간부 처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3월 군 간부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2024년 입주한 독신자 숙소 상태’라며 베란다 벽면이 천장부터 바닥까지 온통 곰팡이로 차 있는 사진을 올렸다. 벽면 페인트칠도 벗겨지고 주방 싱크대 색도 바래져 있는 모습이었다.

또 같은 달 자신이 육군 중위라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은 곰팡이로 가득 찬 벽과 내려앉은 부엌 사진 등을 공유했다. 해당 군 간부는 “80년대 지어지고 리모델링과 수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에 금이 가고 곰팡이가 슬고 가구는 부서졌다”라며 “기름보일러에 기름 보급은 제때 이뤄지지 않아 한겨울에 실내 온도 영상 2도”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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