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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이시바 '아시아판 나토·핵공유' 논란…"비현실적·美와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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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위배 지적도…美전문가 "미일지위협정 개정, 美 동의가능성 없어"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내달 1일 차기 총리로 선출될 예정인 가운데 이시바 총재의 안보 정책 관련 발언이 미일 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0일 보도했다.

이시바 총재는 지난 27일 자로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 게재된 '일본 외교정책의 장래'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중국 등을 억제하기 위해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를 창설하고 이 틀 내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들은 이시바 총재가 이번 총재 선거에서도 반복적으로 주장했던 그의 지론으로, 총재로 선출되기 전에 기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재는 또 기고문에서 미일안전보장 조약에 대해 "비대칭 쌍무 조약을 고칠 기회가 무르익었다"면서 개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의 법적 특권을 인정한 미일지위협정 개정과, 미국 내 자위대 훈련기지 설치도 제안했다.

닛케이는 이에 대해 "모두 자위권이나 헌법에 관련되는 문제로 이시바 총재가 정권 출범 초기부터 스스로 난제를 떠안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시바 총재가 제기하는 동맹 재검토는 중국의 군비 증강이라는 어려운 동아시아 안보 환경을 근거로 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작은 것을 계속 말하면 미국의 신뢰를 잃을 위험도 있다"고 했다.

이시바 총재의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많다.

나토는 동맹국 일방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 동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필요시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하는 서방 군사동맹이다.

일본은 2016년 시행된 개정 안보 관련 법제에 따라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타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해 일본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 생명 등에 위험이 있는 상태일 때만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어도 현재 일본 집단 자위권의 정의에는 부합하지 않으며 ,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평화 헌법 9조와도 어긋날 수 있다.

호소야 유이치 게이오대 교수는 요미우리신문에 "아시아판 나토를 발족시켜도 일본은 가맹국 의무를 완수할 수 있는 상태에 있지 않다"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제프리 호넝 국가안보연구부 일본부장도 아시아판 나토와 관련해 "비현실적"이라며 "나토가 역사적으로 기능한 것은 가맹국이 (러시아라는) 위협에 공통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며, 현재 인도·태평양에는 그것이 없다"고 말했다.

호넝 부장은 미일지위협정 개정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이 동의할 가능성이 없다고 전망하며, "이시바 정권이 미국과 대화에서 이것을 우선 사항으로 하면 동맹 관계에 마찰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시바 총재가 아시아판 나토 틀 내에서 주장하는 미국과 핵 공유나 일본 내 핵 반입도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인 '비핵 3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이시바 총재는 27일 총재 선출 뒤 한 첫 기자회견에서는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대해 "외무성 및 방위성과 잘 확인하면서 구체화하겠다"며 "언제까지 한다고 지금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한 걸음 물러섰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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