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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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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농약류 음독사건…경찰 "피의자 사망, 공소권 없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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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자 숨져 불송치 예정"

뉴시스

[봉화=뉴시스] 이무열 기자 = 경북경찰청 과학수사계 관계자가 17일 봉화군 내성4리 경로당을 찾아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초복인 지난 15일 이곳 경로당에 다니는 41명이 함께 오리고기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4명이 중태에 빠졌다. 이들의 위 세척액에서는 농약 성분이 발견됐으며,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음식에 농약을 넣은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사진=독자 제공) 2024.07.17.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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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봉화 농약류 음독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할 예정이다.

30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봉화 경로당 회원 4명이 농약류를 음독한 사건과 관련해 살인미수 혐의를 받던 피의자 A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이 없어 불송치 결정할 예정이다.

커피 마신 후 복통 호소…위세척액에선 살충제 성분 '농약' 검출


경북 봉화군의 같은 경로당 회원인 피해자 4명은 지난 7월15일 점심 식사 후 경로당으로 이동해 함께 음료수병에 담긴 커피를 나눠 마셨다. 순차적으로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피해자 4명 모두 농약 중독 증상이 나타나 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했다. 피해자 3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1명은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치료 중이다. 커피를 담은 음료수병과 종이컵에서 4명의 위세척액과 동일한 2종의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피의자 A씨는 7월18일 병원 진료를 받던 중 중독 증세가 나타나 다른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았다. A씨의 위세척액에서는 피해자들과 같은 성분의 농약 2종과 3종의 농약이 추가로 검출됐다.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씨가 7월13일 낮 12시20분부터 12시26분까지 아무도 없는 경로당에 홀로 출입한 것을 확인했다. 경로당에서 나와 주변에 접촉한 물건에 대한 국과수 감정 결과에서는 농약이 검출되기도 했다.

경로당 회원은 A씨가 7월12일 오후 2시께 경로당 거실 커피포트에 물 붓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 커피포트와 싱크대 상판 부분에서도 농약이 검출됐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마당과 집 주변에 뿌려진 알갱이 모양의 농약을 수거했다. 수거한 농약 알갱이의 성분 중에서는 음료수병에서 확인된 농약 성분, A씨의 위세척액에서 확인된 농약 성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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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뉴시스] 김진호 기자 = 오리고기 농약 사건이 발생한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에 출입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2024.07.17 kjh932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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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사망…경찰 "직접적인 범행 동기 단정할 수 없어"


경로당 회원 등 관련자 면담·조사를 통해 확보한 진술과 경찰 범죄심리분석 요원들의 분석 등을 종합한 결과 경로당에서 화투 놀이가 상시적으로 있었고 A씨도 참여했었다. 경로당 회원들과 A씨 사이 갈등과 불화가 있었던 것도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집에 보관하고 있던 농약 알갱이를 물에 희석해 경로당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커피가 담긴 음료수병에 넣었다고 보고 있다.

피해자들이 음료수병에 농약이 혼입된 커피를 종이컵에 따라 마시고 농약 중독 증세로 병원에 후송됐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와 정황들이 있지만 경찰은 A씨가 농약 음독 후 사망했으므로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할 예정이다.

구체적 범행동기를 추정할 수 있는 다수 진술과 범죄심리 분석 결과를 확보했지만 A씨가 7월30일 사망해 진위를 직접 확인할 수 없어 직접적인 범행 동기를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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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시스] 경북경찰청 전경. (사진 = 뉴시스 DB) 2024.09.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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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사례 막자"…경북 경찰, 법령 개정 권고


봉화 농약 음독사건 수사를 위해 수사전담팀을 편성한 경찰은 ▲현장 주변 CCTV·블랙박스 94개소 분석 ▲약독물, DNA 등 감정물 599점 분석 ▲경로당 회원 등 관련자 129명 면담·조사 ▲피의자 범죄심리분석 등을 실시했다.

피해자들을 위해 피해자 전담 경찰관과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연계, 피해자·가족들에 대한 치료비·심리상담 지원, 경로당 회원 대상 트라우마 치유 프로그램 등도 진행했다.

경찰은 농약 음독사건 같이 유사사례의 재범을 막기 위해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에 노인복지법령, 조례 개정으로 경로당, 마을회관 내·외부 CCTV 설치 등 근본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행정당국에 권고할 예정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엄정한 수사와 함께 피해 회복,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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