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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나스랄라 사살, 정의로운 조처”…미, 이스라엘 편들며 휴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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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파키스탄 카라치 시민들이 28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영정 앞에 촛불을 밝히고 있다. 카라치/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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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임시 휴전을 촉구하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사살에 대해서는 “정의로운 조처”라며 환영 성명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각)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사망한 것에 대해 낸 성명에서 “나스랄라와 그의 테러 조직은 40여년간 테러로 미국인 수백명이 사망한 것에 책임이 있다”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그가 사망한 것은 수천명의 미국, 이스라엘, 레바논 민간인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로운 조처”라고 밝혔다.



또 나스랄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지난해 10월7일 발생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도 관련이 있다며 “그는 공격 이튿날 하마스와 손을 잡고 이스라엘에 맞서 ‘북부 전선’을 열겠다는 운명적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 반군에 맞서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완전히 지지한다”면서도 “이제는 협상을 마무리할 때”라며 가자지구 전쟁 및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의 휴전을 촉구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성명을 내어 “나스랄라는 미국인들 피를 손에 묻힌 테러리스트”라며 “오늘 우리는 헤즈볼라의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로운 조처를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외교적 해법”으로 문제를 풀자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25일 영국·프랑스 등 서구 국가들 및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과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충돌 지속은 “이스라엘인들과 레바논인들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21일간의 임시 휴전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사흘 만에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공습으로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가 사망한 것에 대한 환영 성명을 내며 모순된 태도를 드러냈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 전투기들의 이륙과 착륙 장면, 폭발 영상 등을 본 전문가들이 이번 공격에 미국산 2천파운드(약 900㎏)짜리 고중량 폭탄이 사용됐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적어도 8기의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2천파운드 폭탄으로 무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7층 이상인 베이루트 아파트 4채가 이번 공격으로 무너졌다고 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들은 어떤 폭탄이 쓰였는지는 확인해주지 않은 채 나스랄라를 사살하려고 80개 이상 폭탄을 떨어트렸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5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대량 살상하는 데 이용한 2천파운드 폭탄의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가자지구에 이어 레바논에서도 고중량 폭탄 등 미국이 공급한 무기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슬람권의 반발은 미국으로도 향할 것으로 보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 이스라엘은 “그 지지자들의 무기”를 쓰며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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