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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한 달간 달걀 720개 먹은 괴짜 의사 실험... 콜레스테롤 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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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박사 과정생 닉 노르비츠
콜레스테롤 든 계란 폭식했지만
동맥경화증 관련 수치는 내려가
한국일보

한 달간 계란 720개를 먹은 뒤 건강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실험을 실시한 닉 노르비츠.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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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출신의 의사가 한 달간 무려 720개의 달걀을 먹은 뒤 건강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극단적인 실험을 했다. 계란 노른자에는 콜레스테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계란을 많이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통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실험 결과는 오히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하버드대에서 의학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닉 노르비츠는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 같은 실험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실험 기간 매일 계란 24개를 먹었다. 삶아서 먹거나 프라이, 스크램블, 오믈렛 등 형태로도 요리했다. 계란 하나에는 약 185㎎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다. 한국영양학회는 성인이 하루에 300㎎ 미만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계란을 제외한 식단은 '키토제닉' 형태였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지방은 많이 섭취하는, 이른바 '저탄고지' 식단이다. 다만 2주 후에는 탄수화물 양을 하루 60g 추가했다. 노르비츠는 식단을 통제하면서 매주 한 시간 근력 운동도 했다.

실험 결과는 통념과 달랐다. 체내 콜레스테롤은 고밀도(HDL)와 저밀도(LDL)로 구분되는데, 이 중 관리가 필요한 수치는 LDL이다. LDL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노르비츠의 LDL 수치는 '달걀 폭식'을 시작한 뒤 2주 동안 2% 감소했다. 한 달이 지났을 땐 18%까지 떨어졌다. 그는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평소보다 5배 이상 증가했지만 오히려 LDL 수치는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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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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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대량으로 먹었는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지 않고 억제된 이유는 체내 호르몬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음식 속 콜레스테롤은 장 세포 수용체와 결합해 '콜레신'이라는 호르몬 방출을 유도하는데, 이 호르몬이 간에 LDL 수치를 줄이도록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즉 일반적인 경우 콜레스테롤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도 체내에서 수치가 올라가지 않게 조절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오히려 떨어진 것은 탄수화물 때문이었다. 그는 한 달 동안 바나나와 블루베리 등을 통해 탄수화물을 섭취했다. 노르비츠는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면 신체가 에너지원으로 지방 대신 탄수화물을 사용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LDL 수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DL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은 그가 식단에 탄수화물 양을 60g 추가한 뒤였다.

계란은 콜레스테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다양한 영양소를 갖춘 '완전식품'으로 평가된다. 계란 흰자에는 단백질이, 노른자엔 지방과 비타민 A·D·E·B2 및 철분이 다량 들어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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