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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벌써 1년' 중동 전쟁, 끝내지 못하는 이유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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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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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베냐민 네타냐후ㅣ이스라엘 총리 (지난 25일)
북부 지역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적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헤즈볼라가 반격에 나서면서 양측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5일 헤즈볼라의 모사드 본부 겨냥 미사일 공격을 막아낸 후,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 남부 접경지 등의 헤즈볼라 거점을 향해 강도 높은 폭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지역의 아파트 건물에 전투기로 미사일을 쏴 헤즈볼라의 드론 지휘관(무함마드 후세인 사루르)을 살해했는데,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레바논 접경지인 이스라엘 북부 지역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상군 투입을 시사하는 듯한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헤르지 할레비ㅣ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지난 25일)
(공습은) 여러분이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헤즈볼라를 약화하기 위한 겁니다.





전쟁이 더 커질 거라는 우려에 미국, 프랑스, EU 등 서방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은 21일간의 임시 휴전을 제안했습니다. 유대인들의 설날인 '로쉬 하샤나'가 올해는 10월 2일부터 시작되는데, 이를 계기로 일단 잠깐 교전을 멈추고 그 기간 정식 휴전안을 마련하자고 한 겁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이 휴전 가능성을 일축하긴 했지만 설령 휴전안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이번 중동 전쟁이 곧 끝난다고 보긴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을 지속해야 하는 '명분'



지금의 중동 전쟁의 판은 이스라엘이 끌고 가고 있는데,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에서는 계속 몰아붙일 명분이 남아 있습니다.

이 중동 전쟁을 촉발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사망하고 최소 250명이 인질로 끌려간 사건이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에 치명타를 줬기 때문에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로선 아직 생사는 불분명하지만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인질들을 (※ 이스라엘 관리에 따르면, 최소 97명의 인질 가운데 최소 33명이 숨진 걸로 추정) 돌아오게 하고, 또 하마스를 비롯한 위협 세력들이 함부로 추가 공격을 할 수 없도록 자신들의 억지력 회복을 목표로 삼고 계속 공세에 나선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네타냐후 입장에서는 (10월 7일의 안보 실패) 그거를 면피할 만한 몇 가지 조건들이 충족돼야 되는 거죠. 인질들 돌아오는 모습이 보여져야 되고 하마스 군사 지도자들이 죽거나 아니면 체포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이제 그때는 '봐라, 내가 강경하게 1년 넘게 버텼더니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 그리고 '헤즈볼라도 이렇게 우리가 많이 무력화 시켜놨다', '나 말고 다른 지도자를 또 뽑을 거냐', 이제 이런 게임을 하려고 하는 거겠죠.




모아멘 구다ㅣ한국외대 교수
많은 사람들이 헤즈볼라가 2023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8,80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저는 네타냐후나 이스라엘 정책 입안자들이 '우리가 이스라엘을 완전히 보호하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고 말할 때까지 이 중동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이스라엘의 헤즈볼라를 겨냥한 대대적 공격도 이런 맥락에서, 즉 궤멸 직전에 몰린 하마스의 생존과 재건을 도우려는 헤즈볼라의 의도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그동안 하마스가 내건 조건에 따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휴전한다면 자신들도 이스라엘 북부 공격을 멈출 것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제안에 따른 휴전에 응한다면, 예를 들어 이스라엘군이 필라델피 회랑에서 철수한다면 사실상 하마스의 재건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성일광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필라데피 회랑에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이스라엘군을 주둔을 하겠다는 거고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를 나누는 넷자림 회랑을 또 만들어서 하마스 무장 세력을 잡아내겠다라는 것이 지금 이스라엘의 주장인데 하마스는 계속 반대를 해왔고... 그래서 이것 역시도 휴전도 이루어지더라도 그것이 종전으로 이어지기는 힘들지 않을까 저는 이제 그렇게 보는 것이죠.





이 때문에, 지금 격화하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이 잠시 멈춘다 해도, 근본적으로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동 전쟁의 종식은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일광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1년 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21일 동안 풀 수 있겠냐는 거죠. 그래서 설사 일시 휴전이 되더라도 21일 동안 중요한 문제를 풀지 못하면 전쟁은 재개될 것이고 그러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죠.




"하마스·헤즈볼라, 가만둬선 안 돼"...점차 커지는 여론?



최근 이스라엘의 여론도 눈에 띕니다.

하마스에 붙잡힌 일부 인질 가족들은 여전히 가자에 대한 공격보다는 인질 석방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서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인 데다 야권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도 열리고 있습니다만, 최근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를 향한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네타냐후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의 지지율이 반등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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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론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네타냐후 개인은 작년 10월 7일에 하마스의 기습을 막지 못했다고 하는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 지지율은 낮지만, 이렇게 전쟁이 계속되고, 하마스·헤즈볼라한테 이스라엘이 당하면서 이스라엘 유권자들의 일반적인 성정은 굉장히 보수화가 됐어요. 하마스와 헤즈볼라 그냥 놔두면 안 된다는 숫자가 과거에는 30%였다면 지금 거의 50% 가까이 왔거든요. 이거는 네타냐후가 지향하는 점이에요.




전쟁 종식과 '정치생명'의 상관관계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중동 전쟁이 끝나게 되면, 지난해 10월 7일 국가 안보가 뚫려버린 데 대한 국가 통수권자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가 스스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 한다면 지금 당장 전쟁을 중단할 리가 만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지금으로선 휴전하는 게 본인의 정치적인 생명을 놓고 보면 합리적인 게 아니에요. 2017년에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보여주었던 긴밀한 관계를 복원하면서 굉장히 이스라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가려고 할 거고, 그러면 네타냐후도 자기의 정치적 생명이 조금 더 연장될 거라고 하는 확신 하에 조금 유연하게 갈 가능성이 있고요.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에는 어쩌면 수동적이면서도 공세적인 모드를 취하겠죠.





특히,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미국의 중동 문제 접근법이 어느 정도는 달라질 걸로 보이는데,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재임 시절 자신에게 힘을 실어줬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갈구하고 있고, 최소 미 대선 전까지는 이런 강공 모드를 유지하려 할 개연성이 커 보입니다.
장지향ㅣ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네타냐후와 네타냐후 주변에 있는 이스라엘 내 극우 정치인들은 미국의 바이든 민주당 정부와 굉장히 사이가 안 좋습니다. 두 국가 관계 역사상 처음일 텐데요.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백악관에 공식적으로 초청을 단 한 번도 받지를 못했어요. 적어도 11월 초(미 대선)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시간을 벌어보려고 하는 것이 네타냐후의 개인적인 계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아멘 구다ㅣ한국외대 교수
10월 7일에 일어난 일, 안보 실패에 대해서 해명해야 할 질문이 많기 때문에 멈출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죠. 그는 '이스라엘을 그 어느 때보다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멈추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왜 그들은 '항복'하지 않나



이 대목에서 이런 궁금증이 드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스라엘이 좌지우지하는 판이라면, 이란과 이란 대리 세력으로 불리는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이 백기를 들고 항복을 하면 전쟁이 빨리 끝나는 것 아닌가, 하는 궁금증 말입니다.

특히 하마스가 터를 잡은 가자지구의 경우 지난해 10월 7일 이후 현재까지 최소 4만 1,534명이 숨지고, 최소 9만 6,092명이 다친 걸로 집계되고, 헤즈볼라가 터를 잡은 레바논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후 최소 1,540명이 숨지고, 5,410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차피 그들이 이스라엘의 압도적 우위의 전력을 이길 수 없다면, 둘 다 빨리 항복하고 더 이상 이스라엘을 위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게 그들에게도 좋은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실 수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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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기자 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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