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피로감에 관망세 확산
대출규제로 "매수 나중에"…전셋값 상승세 지속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8월 둘째주(0.32%)에 5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뒤 상승폭은 줄고 있지만요. 전셋값도 71주째 오르는 모습입니다. 추석 연휴로 거래는 주춤했지만 가격 상승세는 지속하고 있어요.
매매시장도, 전세시장도 장기간 이어지는 상승곡선에 수요자들이 지친 모습인데요.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솔솔 나오는 가운데 집값을 자극할 거란 우려도 나와요. 부동산 때문에 내수 경기를 손 놓고 볼 수만 없는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져 갑니다.
집값톡톡 전국 및 수도권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많이 오른 곳 주춤했지만…"꺾였다 보긴 어려워"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주(2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전주(0.05%) 대비 낮아진 0.04%를 기록했어요. 서울(0.16%→0.12%)과 경기(0.09%→0.08%), 인천(0.06%→0.05%) 모두 상승폭이 축소됐어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추석 연휴와 가계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전반적인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가격 상승폭이 컸던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인의 관망심리가 견고해지며 전주 대비 상승폭이 둔화했다"고 설명했어요.
지난주 서초구(0.23%)에선 서초동 서초그랑자이(2021년) 전용면적 115㎡가 42억5000만원(22층)에 거래됐어요.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2016년) 전용 84㎡는 40억원(18층)에 팔렸고요.
강남구(0.21%) 개포동의 개포래미안포레스트(2020년) 전용 59㎡는 23억원(11층)에 신고가를 경신했어요. 송파구(0.17%) 송파동의 래미안송파파인탑(2012년) 전용 71㎡는 18억1500만원(16층) 역시 신고가를 새로 썼네요.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리드는 "매매가격이 워낙 많이 올랐고 대출 규제로 시장이 혼란스럽다 보니 관망세가 두드러졌다"며 "관망세 이후 거래량이 둔화한다면 상승세가 꺾이는 걸로 볼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강보합이 유지된다면 하락세 전환 신호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어요.
이어 "9월은 추석 연휴가 있어 시장 상황을 판단하기엔 기간이 짧았다"며 "10월 초까지 좀 더 지켜보고 가을 이사철과 입주 물량에 따른 영향을 반영해 집값 향방이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어요.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역시 전주(0.06%)보다 살짝 둔화한 0.05%로 나타났어요. 서울(0.12%→0.10%)은 상승폭이 축소됐고 경기(0.10%)와 인천(0.19%)은 전주 수준을 유지했어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매물 증가, 거래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일부 단지에선 전셋값 상승 피로감에 따라 거래가 주춤하며 서울 전체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어요.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대출 조이기가 계속되면 자금 여력이 낮은 수요층부터 매수 관망세가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가격 회복이 빨랐던 서울 지역은 급하게 매수하기보다 금리인하 시점을 노리며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집값톡톡 전국 및 수도권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금리 내리면 서울 집값 0.83%P 상승?
매매가격도, 전셋값도 당분간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요. 특히 하반기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할 위험도 존재하고요.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19로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어요. 집값이 급등했던 2021년 10월(125)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죠.
주택가격전망 CSI가 100보다 높다는 건 1년 후 집값 상승을 전망하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지수가 6월부터 4개월째 오른 가운데 상승폭은 줄고 있어요. 한은 관계자는 "주택가격전망 CSI 장기 평균이 107인 점을 고려하면 현 수준은 평소보다 높다"고 분석했어요.
금리 인하 결정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에서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 한국은행의 한숨이 짙어져 가고 있어요. 신성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이 100% 안정된 다음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실히 둔화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어요.
한은은 지난 26일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금리인하로 집값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어요.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면 1년 후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0.43%포인트 더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어요. 특히 서울은 전국 평균의 약 2배인 0.83%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돼요.
한은은 "현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주택 매수 심리와 가격상승 기대를 키워 가계대출 증가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발표한 정책들을 예정대로 일관되게 시행하는 가운데, 특히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안착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