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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시승기] 스포츠카 DNA 품은 럭셔리 SUV… 벤틀리 ‘벤테이가 아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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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럭셔리카 벤틀리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벤테이가 아주르(벤테이가)는 컨티넨탈GT와 함께 브랜드를 대표하는 간판 모델이다. 벤테이가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벤틀리 1만3560대의 44%를 차지했다. ‘남들이 포기한 곳에서 시작한다(We start where others stop)’는 브랜드 철학에 따라 ‘럭셔리’를 고집한 벤테이가를 서울~가평을 오가며 약 150㎞ 시승했다.

네 개의 원형 전조등(헤드램프)와 격자무늬 그릴의 조합은 벤틀리를 대표하는 디자인이다. 여기에 세로 패턴의 ‘버티컬 베인 그릴’이 대형 SUV 형태와 조화를 이루며 웅장함을 준다. 헤드램프는 92개의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으로 구성하고 ‘크리스털 컷(crystal cut)’ 방식으로 마감했다. 벤틀리는 수정 모양으로 다이아몬드 느낌을 자아내는 디자인을 크리스털 컷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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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벤테이가 아주르./벤틀리모터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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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최고급 소재로 가득 채웠다. 공조장치를 조작하는 중앙조작부(센터페시아)는 탄소섬유로 장식돼 있었고, 시트와 운전대 등 탑승자의 신체가 닿는 곳은 대부분 고급 가죽 소재로 덮였다. 공조 장치의 송풍량은 금속 소재로 제작된 레버를 밀고 당기는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기계식인 것처럼 보이지만, 센서로 레버의 깊이를 인식한 뒤 풍량을 조절하는 전자식이다. 반응이 늦는 느낌이 있지만, 은은한 고급스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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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벤테이가 아주르의 내부./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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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전통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대표적인 것이 상단에 ‘B’ 로고가 있는 변속기어다. 해당 로고 버튼을 누르고 당겨야만 변속할 수 있다. 이 밑으로는 주행모드 변경 다이얼과 서스펜션 조작 버튼 등이 있다. 중앙 디스플레이로 공조를 조작할 수 있는 다른 차량들과 달리 벤틀리 벤테이가는 버튼 방식을 고수했다. 누를 때마다 들리는 ‘딸깍’ 소리와 차체에 비해 작은 디스플레이는 다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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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벤테이가 아주르./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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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벤테이가 아주르./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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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베이스(앞·뒷바퀴 축 간 거리)가 2995㎜로 넓은 편이었음에도 2열 공간은 넉넉하지 않다. 다만 고급 SUV답게 2열 장비가 뛰어났다. 1열 좌석 뒤에 접이식 테이블이 붙어 있고 5인치 소형 태블릿으로 2열 공조장치를 조작할 수 있다. 무선이어서 굳이 허리를 숙이지 않아도 된다.

트렁크 공간도 넓은데, 뒷바퀴 서스펜션 조작 버튼이 트렁크에도 마련돼 있어 쉽게 차체를 내릴 수 있다. 차가 출발하면 자연스레 다시 차체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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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벤테이가 아주르의 트렁크./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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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성능은 단연 으뜸이다. 복잡한 서울 도심을 빠져나오는 동안 차량은 정숙하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에어 서스펜션이 울퉁불퉁한 노면을 가볍게 걸러줬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낮은 속도를 유지할 때에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가 민감하지 않아 스트레스가 적었다.

곡선 구간에서는 몸을 쓰지 않고도 편안하게 운전대를 조작할 수 있었다. 전자식으로 차량의 쏠림 현상을 제어하는 ‘벤틀리 다이내믹 라이드’ 기능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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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벤테이가 아주르의 전면 헤드램프(왼쪽)과 벤틀리를 상징하는 B로고가 있는 휠의 모습.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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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직선 주로에서는 안정적인 고속주행을 즐기기에 충분했다. 벤테이가에는 4.0L(리터) V8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돼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약 4초이며 최대출력은 550마력이다. 또 시속 100㎞를 상회하더라도 내부로 유입되는 풍절음 등 주행 소음이 적다. 육중한 차체에서 오는 안정감이 있어 체감 속도는 한참 낮게 느껴진다. 부드러운 배기음은 귀마저 즐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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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벤테이가 아주르의 엔진룸.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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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벤테이가 아주르의 2열 공간.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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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가는 곡선 구간이 다수 포함된 도로(와인딩 코스)에서 드러난다. 와인딩 코스에 진입하면서 직원 안내에 따라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했다. 웅장한 배기음과 함께 차가 앞으로 치고 나갔음에도 무게중심이 잡혀 있었다. 공차중량 2500kg에 1730㎜의 높은 전고에도 차체가 흔들림이 거의 없다. 고속에서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뒷바퀴를 최대 4.8도 조향하는 ‘전자제어식 올 휠 스티어링’ 효과라고 벤틀리모터스코리아는 설명했다. 시승이 끝난 뒤 연비는 리터당 5.3㎞였다.

벤틀리 벤테이가 아주르의 가격은 3억1760만원부터 시작한다. 옵션과 인테리어 등을 개인 맞춤으로 제작하면 가격은 더 높아진다.

김지환 기자 (j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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