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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빌라와 결합"…막판 치열했던 분당 선도지구 경쟁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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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 마지막날 성남시 가보니

동의율 높은데 참여 세대·단지수에 따라 단지간 입장 달라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오늘(27일)도 해외에서 소유주들이 보낸 동의서를 받았습니다. 해외에서도 보내줬으니 포함 안 할 수 없죠. 소규모 결합은 장안타운 건영3차 빌라와 했습니다."(분당 시범1 통합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

경쟁이 치열한 분당 신도시의 선도지구 공모가 막판까지 주민 동의서를 받는 단지가 등장하면서 소리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주민 동의율이 높은 단지들이 즐비한 만큼 이제 변수는 소규모 단지 결합, 장수명 주택, 추가 공공기여 등 다른 항목에서 평가 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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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선도지구 마지막날 성남시 담당부서에 제출된 21구역 시범1구역 공모신청 자료 박스. [사진=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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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27일 오전부터 오후 3시30분 무렵까지 접수된 선도지구 공모 신청 건수는 19건이다. 지난 23일부터 누적 기준으로 26건에 달한다. 성남시 발표 기준으로 분당 신도시의 구역수는 60여곳이 넘으며 그간 30여곳이 선도지구 공모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막판까지 주민 동의율을 끌어올리고 추가 공공기여 등 여타 항목에 대한 논의 등으로 눈치싸움 끝에 접수 마지막 날 신청이 몰렸다.

이날 오후 까치마을, 샛별마을, 시범2(현대·우성아파트) 등 각 구역의 재건축추진위원회(추진위)는 저마다 주민들과 함께 주민동의서 등을 담은 5~6개의 박스를 수레에 끌어서 성남시에 제출했다. 그만큼 많은 동의서를 받았다는 얘기다. 추진위원장이 신분증을 지참해 공모 접수 서류를 작성하면 성남시에서 접수증을 내주는 방식이다.

접수와 함께 일부 추진위 관계자들은 현수막을 들고 입주민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박수를 치는 등 재건축 기대감이 차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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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선도지구 마지막날 성남시 담당부서에 각 구역의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이 제출 서류를 여러 박스에 담아 옮기고 있다. [사진=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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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선도지구 공모 접수가 마무리되면서 각 구역의 숙제는 끝났지만 셈법은 여전히 복잡하다. 분당은 주민 동의율이 90%가 넘는 단지들이 상당해 나머지 항목들에서 평가가 갈릴 수 있어서다. <본지 9월23일자 "동의율 공개 안 해요"…분당 재건축 선도지구 '눈치게임' [현장]>

성남시는 5가지 항목(총 102점)을 평가한다. 5가지 항목은 △주민 동의 60점(95% 이상 60점 만점) △정주 환경 개선의 시급성(주차대수·복도식·엘리베이터 등) 6점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건축계획·소규모단지 결합·공공기여 등) 15점 △정비사업 추진의 파급 효과(주택 단지수·참여세대수) 19점 △사업의 실현가능성(사업시행방식) 2점이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표준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지난 6월 성남시가 발표한 자체 선정 기준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21구역인 시범2(우성·현대아파트)는 2개 단지가 결합해 단지수는 2개뿐이지만 세대수가 3569가구에 달한다. 참여 세대수가 총 3000세대가 넘으면 15점을 받고, 단지수는 1개당 1점꼴이어서 15점과 2점을 받는다. 여기에 소규모 결합으로 장안타운 건영3차 빌라(S4구역)과 결합하면서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단지는 한양 3·5·6단지, 금호 1·6단지, 청구 2단지를 합쳐 총 4392가구에 달한다. 단지수도 4개 이상 인정 받고, 참여 세대수도 많다. 이에 비해 시범1(삼성한신·한양아파트)의 단지수는 2개지만 참여 세대수가 4200가구에 달한다.

푸른마을(쌍용·신성·벽산)은 4122가구에 달하며 단지수도 4곳으로 인정 받는다. 이는 성남시가 단지수를 계산할 때 과거 지구단위계획 상 표기된 단지번호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구역에 따라서는 기대와 다르게 단지수가 나올 수 있다.

이에 비해 아름마을(건영·태영·한성·두산삼호)은 4개 단지 2492가구가 모인 데 비해 단지수는 2개로 인정받는다. 3000가구가 넘지 않아 참여 세대수 점수 최대치인 15점보다는 적게 평가 받는다.

여기에 세부적으로는 세대당 주차대수, 복도식 여부, 엘리베이터 유무 등과 같은 항목도 있다.

더욱이 △장수명 주택 △추가 공공기여 △이주대책 지원 여부와 같은 추가 평가 항목도 있어 최종 점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항목에 따라 향후 비용 부담으로 사업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용적률의 한계가 있는데 부담이 되는 항목을 떠안을수록 향후 추가분담금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다. 성남시의 정비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분당의 평균 용적률은 현재 184%다. 이를 326%(아파트 기준)로 높여 2035년까지 5만9000가구를 추가로 공급한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장은 "추가분담금을 비롯한 사업성의 확정은 재건축 사업 추진의 단계에서 정해지는데, 추가 공공기여 등 여러 부담이 커질수록 사업성 확보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지금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도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바뀔 수 있어 단지간 경쟁이 과열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을 제대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당의 선도지구 공모 물량은 8000가구다. 지방자치단체인 성남시의 최대 50%까지 물량을 추가할 수 있어 최대 1만2000가구까지 가능하다. 선도지구 최종 선정은 오는 11월로 예정돼 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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