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산업연구원, 부동산대책 보완 필요 평가
집값 급등 진정세 대책 영향 목소리도
윤석열 정부가 집 가격을 안정화시킬 방안으로 지난달 8일 '8·8부동산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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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이중삼 기자] 윤석열 정부가 집값을 안정화시킬 묘수로 지난달 8일 '8·8부동산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보완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인허가 후 미착공 아파트를 조기 착공시키기 위한 세부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인허가 감소에 대비해 신속공급을 위한 브릿지론 지원방안 등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착공물량이 줄어드는 상황도 감안해 신용보강을 통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도 보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8·8대책 평가·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적 제언'에 따르면 정부가 내놓은 8·8대책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2021년~2023년 인허가 후 미착공 아파트(20만호 내외)를 조기 착공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세우고, 2023년~2024년 인허가·착공물량 감소에 대비해 브릿지론·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 등이 마련·보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수 대기자를 안심시킬 수 있는 수도권 신도시 등 택지지구의 자세한 분양물량과 일정도 제시돼야 한다고도 했다.
국토교통부의 '24년 7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주택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착공은 전월 대비 줄었다. 7월 주택 인허가(전체주택)는 2만1817호로 전월(2만3886호) 대비 8.66% 줄었다. 같은 기간 착공은 1만6024호로 전월(2만0712호) 보다 22.6% 줄었다. 참고로 7월 말 기준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규모는 1만6038호로 한 달 전(1만4856호) 대비 7.95% 늘었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용토지 부족·토지가격 상승으로 주택건설사업 착수 자체가 어렵다"며 "공급부족지역을 중심으로 기추진 중인 공공택지·민간택지·도시정비·도시개발사업 등 각 사업장별 세부 애로사항을 국토교통부가 주도적으로 파악·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브릿지론 애로로 신규 인허가가 지난해 대비 11.4% 줄었다"며 "공급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공공택지의 대금 완납 전 착공, 분양대금으로 완납하는 프로그램 동비 검토가 필요하다. 건설업·부동산업에 대한 여신한도 규제 완화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이달 들어 0.23%(9월 둘째 주), 0.16%(9월 셋째 주), 0.12%(9월 넷째 주)로 축소됐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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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착공 부문, "보증상품 한도 70%~90% 다양화해야"
아파트 착공 부문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의 다양화·합리화와 공급 부족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중견 이하 건설사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보증서가 없으면 1금융권의 PF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증을 받기 위해 HUG·HF에서 요구하는 수준으로 분양가를 낮추면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업에 난항을 겪는다. 이에 보증상품의 한도를 70%·80%·90%로 다양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PF보증 결정을 위한 분양가 검토 시 단순히 근거리가 아닌, 사업적 특성과 환경이 유사한 곳을 비교사업장으로 선정해 분양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며 "공급부족지역에서는 신용보강·매입확약 등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관계기관 합동 PF지원단을 구성해 사업초기부터 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고, 32개에 달하는 각종 PF 수수료를 합리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아파트 분양·매매심리 안정화를 위해서는 조정지역 외 지방자치단체가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과정에서 분양가격에 관한 사항을 규제할 수 없도록 명문화해야 하며, 외환위기·금융위기 직후 시행됐던 악성 미분양 해소대책을 재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주택시장 동향과 8.8 주택공급 확대방안 후속조치 등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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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대책 효과 나타내고 있어"…근거는?
8·8대책 보완과는 별개로 시행 영향으로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진단도 나왔다. 지난 26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한성수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은 "8·8대책을 발표한 뒤 부동산 시장 동향을 보면 뜨거운 여름은 지난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근거로는 주택 거래량, 주택담보대출 잔액, 매물 물량을 들었다. 한 과장은 "지난달 거래량은 7월 대비 20% 줄었고 이달 들어서는 감소폭이 더 커졌다. 주간 단위로는 거래량이 1000건 이하로 내려왔다"며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둔화하고 있고, 서울 아파트가 7월 9600건, 8월 7900건 거래됐음에도 매물은 지속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아파트 주간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이달 들어 0.23%(9월 둘째 주)→0.16%(9월 셋째 주)→0.12%(9월 넷째 주)로 줄었다.
집값 상승폭 둔화 현상은 8·8대책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재원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처장은 "공급확대 정책과 대출 규제 영향이 맞물려 가격 상승폭이 줄고 있다"며 "주택공급 확대정책이 기존 재고 주택 출회를 늘려 실제 주택 공급량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서울·수도권 집값 불안은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계대출 증가세의 장기화 여부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시장에서는 단기적 불안이 이어지겠지만,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와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는 의견이 병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시건전성 규제의 효과가 불확실하고, 지난 몇 년간의 주택 인허가·착공물량 감소와 핵심 주택구입 연령층의 가구 수 증가 등에 따른 수급 불균형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며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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