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크게 치솟은 시멘트 가격을 두고 건설업계와 시멘트 업계가 연일 얼굴을 붉히고 있습니다. 시멘트 원자재 값이 떨어졌으니, 이제는 좀 가격을 내려도 되지 않냐는 입장과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건데, 정부까지 개입하고 나섰습니다.
노동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약 5천 세대 규모 서울 반포본동 재건축 현장입니다.
조합과 시공사는 요즘 여기 현장에 레미콘 생산시설, '배치플랜트'를 설치하는 걸 고려하고 있습니다.
일대 교통 체증이 심해 자칫 레미콘이 공급 과정에서 굳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가뜩이나 오른 시멘트값에 수급이 꼬여 공기가 길어지면 공사비도 더 뛴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서울 반포본동 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 :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발생이 되겠죠. 공기가 늘어나면 시공비는 늘어나는 거고, 1년 하던 걸 2년 하면 그만큼 더 늘어나는 건 당연한 사실이고….]
건설공사비지수는 4년 사이 31% 크게 뛰었습니다.
공사비 인상의 주 요인, 건설업계는 인건비와 함께 '시멘트 가격'을 지목합니다.
시멘트는 전체 공사비의 7~10%를 차지해 비중이 큰데, 2021년 7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50% 가까이 가격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상 이유가 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원료인 유연탄 가격이 오른 거였는데, 지금 떨어진 유연탄 값으로는 시멘트 가격을 톤당 1만 1천 원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관계자 : 시멘트 단가에 관련해서 협의를 좀 하자, 총 두 번에 걸쳐 요청했습니다. 시멘트 제조사 측에서는 아무도 안 나오셨고요. 의견을 주고받아야 하는 부분인데 그런 거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반면, 시멘트 업계는 환경 규제에 따른 설비투자 비용이 들고, 지금의 가격은 그간의 원가 인상요인을 뒤늦게 반영했다는 주장입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 : 친환경 설비 투자가 가장 큰 요인으로 보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유연탄 가격이 두 배 올랐다면 그걸 다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절반만 반영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해 왔던 것도 있고요.]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건설업계는 중국산 시멘트 수입까지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품질이 우려된다며 시멘트 업계는 수입 불가 방침을 고수하는 가운데, 정부는 조만간 공사비 안정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디자인 : 홍성용·방명환·김규연·장예은, VJ : 김 건)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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