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민주당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 관련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폰을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혼 배우자가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단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부장 김정곤)는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씨에게 27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보다는 형량이 다소 줄었다. 재판부는 "박씨는 관련 사건의 실체적 진실 발견에 장애를 초래했다"며 "항소심에선 범행을 인정했지만, 여러 차례 범행 관련 진술을 변경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박씨가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기각됐다. 앞서 그는 '친족을 위해 증거인멸을 한 경우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법 155조 특례조항에서 '사실혼 배우자'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헌법상 평등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일부 사건에서 사실혼이 인정되고 있어도 민법과 형사법은 규율 목적이 다르고 예외 규정은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물리쳤다.
다만 재판부는 변경된 공소장에 근거해 유무죄를 새로 따진 결과, 1심의 선고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했다. 당초 1심에서 "유 전 본부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던 그는 항소심 과정에서 "사실 처음 변호인으로 선임됐던 변호사가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말을 바꿨고, 검찰도 박씨에 대한 공소사실에서 유 전 본부장의 지시 부분을 삭제했다.
박씨는 2021년 9월 29일 검찰이 유 전 본부장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기 전 그의 휴대폰을 부수고 종량제 봉투에 버린 혐의로 기소됐다. 휴대폰에는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일당'과 나눈 대화 기록 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검찰은 결국 휴대폰을 찾지 못했다. 이후 법원은 약식기소된 사건을 정식재판에 부쳤고, 1심은 검찰의 벌금형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