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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줄퇴사하는 오픈AI…샘 올트만은 오픈AI 첫 지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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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티 CTO 퇴사 표명…창립멤버·고위임원 잇단 퇴사

개인적 이유라고 밝혔지만 내부에서는 동요도

올트먼 "리더십 교체 자연스러운 일"

사업구조 재편 추진…비영리 이사회 통제권 벗어나

이데일리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5월 21일 미국 워싱턴 시에틀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컨퍼런스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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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오픈AI에서 핵심 인력들이 줄이어 떠나가고 있다. 25일(현지시간)에는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퇴사의사를 밝혔다.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시작됐던 오픈AI가 영리기업으로서 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CTO·CRO·부사장 동반 사퇴…“독립적 결정”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5일(현지시간) X(엑스, 옛 트위터)를 통해 “오랜 고민 끝에 오픈AI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중한 곳에서 물러나는 것에 가장 좋은 시기는 없지만, 지금이 바로 적절한 순간이라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무라티 CTO는 퇴사 이유로 “나 스스로 탐험할 시간과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원활한 전환과 우리가 쌓아온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라티 CTO의 퇴사 발표 몇 시간 후에 샘 올트만 최고경영자(CEO)는 밥 맥그루 최고연구책임자(CRO)와 배럿 조프 연구 부문 부사장이 회사를 떠난다는 사실도 공표했다. 올트만 CEO는 “미라, 밥, 배럿은 서로 독립적이자 평화적으로 각각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면서도 “미라의 결정 시기가 너무 괜찮은 나머지, 이런 절차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래야 다음 세계 리더십으로 원활한 인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올트만 CEO는 이어 연구 부문 부사장인 마크 첸이 연구 담당 수석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제이콥 파초키와 협력해 회사 연구조직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매트 나이트 전 보안책임자가 수석정보보안책임자가 될 것이며 조쉬 아키엄이 임무조정책임자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트만 CEO는 “리더십 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특히 빠르게 성장하고 요구가 많은 기업은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갑작스러운 것까지 자연스럽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우린 평범한 기업이 아니며 나는 미라가 좋은 시기는 없고 갑작스럽지 않으면 사전에 정보에 새어나갈 것이었다고 하는 말에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맥그루 CRO는 자신의 퇴사 이유에 대해 “휴식을 취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엑스에서 “오픈AI와의 8년간 여정은 겸손하고 경외감을 불러일으켰다”며 “나는 오픈AI의 리더십에 큰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프 부사장은 “오픈AI 외부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점으로 느껴졌다”며 “이는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내 개인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무라티 CTO 퇴사에 오픈AI 직원 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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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023년 10월 17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WSJ) 테크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AFP)


각자 퇴사 이유를 ‘개인적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잇따른 핵심 인력들의 이탈은 오픈AI의 급격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에는 존 슐먼 오픈AI 공동 창업자가 오픈AI 최대 경쟁사들 중 하나인 앤트로픽으로 이적했고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와 전 안전책임자 얀 라이체도 지난 5월 회사를 떠났다. 라이체 전 안전책임자는 “오랫동안 회사의 핵심 우선순위에 대해 오픈AI 경영진과 의견 차이를 보였고, 결국 결정적 시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오픈AI 공동 창업자 11명 중 한 명인 그렉 브록먼 사장도 장기 휴직에 들어갔다. 현재 창립멤버 중 남은 이는 올트만과 보치엑 자렘바, 둘 뿐이다.

특히 무라티 CTO는 오픈AI 직원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어 사내에서는 그녀의 퇴사에 충격을 받은 직원이 적잖았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그녀가 알트만 CEO에게 쓴소리를 하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회사 내부 슬랙 채널에서 여러 오픈AI 직원들이 “WTF”(이게 무슨 일이야!) 이모티콘을 보냈다고 전했다.

다트머스 대학 출신 엔지니어인 무라티 CTO는 테슬라에서 근무하다가 2018년 오픈AI에 기술부사장으로서 합류했다. 이후 챗GPT, 달리(DALL-E), 최근 출시된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챗GPT와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고급음성모드 등 주요 제품을 감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무라티 CTO는 지난해 11월 오픈AI 이사회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돌연 해고할 때, 임시 CEO로 임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올트만 CEO의 복귀를 지지했다.

오픈AI, 영리기업화…투자자 수익상한선 ‘철폐’

같은 날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오픈AI가 더 이상 비영리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는 영리법인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비영리 단체는 존속해 영리기업의 소수 지분을 소유하지만, 오픈AI의 주요 사업에 대한 통제권은 상실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과정에서 그동안 오픈AI에 대한 지분이 없었던 샘 올트만이 새 영리법인의 지분을 7% 취득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2015년 비영리 연구법인으로 시작됐던 오픈AI는 2019년 이윤을 내는 자회사를 설립했지만, 여전히 올트만 CEO는 한 주도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다. 오픈AI가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이윤창출기업이 돼야 했지만, “이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는 올트만 CEO의 신념이 담긴 행위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 너무 많이 물어본다며 지분을 취득하는 편이 나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트만 CEO는 벤처캐피탈 펀드와 스타트업 투자 등을 통해 이미 수십억달러를 보유한 자산가이다.

현재 오픈AI는 1500억달러(201조원) 기업 가치로 65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는 밴처 캐피털 스라이브 캐피탈이 주도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애플 등이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이 자금 조달의 핵심은 투자자 수익 상한선의 철폐 여부라고 전했다. 만약 이를 철폐하지 못하면, 오픈AI는 훨씬 더 낮은 가치로 평가받게 된다.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올트먼 CEO를 포함한 7명의 비영리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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