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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쿠팡 “배민 이중가격제가 원인” vs 배민 “무료 배달혜택 부담하고 있어 왜곡”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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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치열한 ‘신경전’…누구 말이 맞나?

최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커진 ‘가게배달’(업주 자체배달+광고상품)이 배달앱 수수료 논란의 새로운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가게배달을 통해 무료배달비를 업주에게 전가한 배민이 이중가격제의 원인”이라 선공했다. 배민은 “배민도 무료배달 혜택을 부담하고 있어 왜곡하는 것”이라고 나섰다. 어느쪽 말이 맞는 걸까.

세계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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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 신경전은 지난 24일 롯데리아가 배달 메뉴 가격을 단품(700~800원)과 세트메뉴(1300원)으로 올리면서 생겨났다. 롯데리아는 “무료배달 서비스 도입으로 향후 발생하는 가맹점들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KFC와 파파이스, 맥도날드 등도 이중가격제를 도입해 확산하고 있다. 지난 24일 쿠팡이츠는 뉴스룸을 통해 “가게배달을 시행하는 특정 배달업체(배달의 민족)이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으로, 당사는 무료배달 비용을 전부 당사가 부담한다”며 ‘가게배달’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배민은 이날 자료를 내고 쿠팡이츠 발표에 “배민배달도 고객 배달비를 당사에서 모두 부담하고, 중개이용료와 업주부담 배달비도 같다”며 “당사가 제공하는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한다”고 반박했다.

쿠팡이츠와 배민은 각각 ‘스마트 요금제’와 ‘배민1’ 플러스로 같은 중개수수료(9.8%)를 매기고 업주 배달비(1900~2900원)을 받는다. 쿠팡이츠는 포장수수료가 무료(배민은 3.4%)라는 점을 제외하면 비슷한 구조다.

다만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비용을 업주에게 전가한다’는 서비스는 배민1플러스가 아닌 롯데리아 등 주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이용하는 가게배달이다. 울트라콜(월 8만원 정액제)과 오픈리스트(앱 광고 노출·수수료 6.8%)를 기반으로 가게가 직접 대행 배달비를 정하는 모델이다.

배민은 이날 가게배달 관련 “중개수수료는 6.8%로 동일하며 무료배달을 원하는 업체에게 배달비 2000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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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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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가게배달과 배민1을 중복으로 쓰는 업체도 가게배달을 통한 고객 주문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배민1을 사용하지 않은 순수 가게배달 업체들도 최소 6만곳이 넘는다는 관측이다.

반면 쿠팡이츠의 스마트요금제와 배민1플러스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도입됐고, 가게배달은 오래 전부터 배달시장을 주도한 배민의 기본상품이었다.

문제는 배달비를 스스로 정하던 가게배달 입점업체들도 이달 11일부터 배민클럽 적용을 받으면서 업주가 고객이 내야 하는 배달비를 전액 부담하게 됐다는 것이다. 배민은 지난 7월 공지에서 “사장님이 설정한 배달팁은 배달팁 할인의 방식으로 사장님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배민클럽에 가입하는 고객들에게 월 구독료를 받는 대신, 가게배달 업주들은 이 비용을 대신 내라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로 고객 반경 2km 이내의 울트라콜 정액제 상품을 이용하던 업주들은 반경이 4km대로 넓어지는 오픈리스트 상품을 이용하게 된다. 늘어나는 거리만큼 배달료도 할증된다 1.5~2km 반경 배달비는 약 4500원이지만, 4km 이상에서 주문시 6000원대로 늘어나고 오픈리스트 수수료(6.8%)도 부담한다.

가령 4km 떨어진 치킨 피자 가게에서 2만5000원어치 상품을 사면 오픈리스트 수수료(6.8%)와 결제수수료(3%) 등 2450원에 배송비 6000원 등 8500원 가까이 업주가 낸다. 쿠팡이츠 스마트요금제나 배민1과 비교해 배송비 부담이 크게 오르면서 전체 업주가 부담하는 수수료율도 크게 뛰는 것이다.

최근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잇딴 이중가격제 도입 원인이 여기에 있다는 시각이 많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등 업주들은 배달비를 조절할 수 있는 가게배달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앞으로는 유료회원의 무료 배달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배민은 무료배달을 원하는 가게배달 업주에게 주문 건당 2000원을 지원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2~4개월간 진행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함께 이용하면 지원 혜택을 못 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논쟁의 핵심인 가게배달에 대해 주문과 이용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업주들의 부담을 어떻게 최소화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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