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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연금과 보험

"물가 이기는 퇴직연금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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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장기 수익률을 거두기 위한 연금 특화 상품 '디딤펀드'가 베일을 벗었다. 글로벌 주식, 채권, 대체자산에 분산투자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복리 효과는 극대화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금융투자협회는 자산운용업계가 지난해부터 함께 준비해온 디딤펀드가 동시 출시됐다고 밝혔다. 총 25곳의 자산운용사에서 '1사 1펀드' 원칙에 따라 하나의 특화된 상품을 내놓았다. 디딤펀드는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투자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자산 배분형 펀드다. 펀드명은 국민의 은퇴 준비 '디딤돌'이 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특히 노후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선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장기 수익률을 거두는 게 필수다. 투자 수익률이 인플레이션율을 밑돌게 되면 사실상 연금 자산이 녹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대부분의 노후 자금이 예·적금 등 초저위험 상품에 잠들어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전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적립금(32조9095억원) 중 89%인 29조3478억원이 원리금 보장 상품에 잠들어 있다. 디딤펀드는 보다 적극적인 위험자산 투자로 연금 자산을 불릴 수 있는 특화 상품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탄생했다. 이환태 금투협 산업시장본부장은 "연금 자산을 불리기 위해선 복리 효과 극대화가 중요하다"며 "위험자산·안전자산에 동시 투자해 리스크를 낮추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금융 상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디딤펀드를 출시한 운용사들은 자사 운용 역량을 집대성해 연금 투자에 적합한 상품을 만들었다는 분위기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주식과 채권에 동시 투자해 시장 활황기와 침체기에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춘 상품이 많다.

삼성자산운용은 거시경제를 고려해 주식, 채권 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디딤펀드를 선보였다. 글로벌 선진국과 신흥국에 폭넓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투자자가 선호하는 위험도에 맞춰 글로벌 주식, 채권,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타깃리스크펀드(TRF)를 출시했다. KB자산운용은 채권 투자를 통해 이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주식 비중을 30~50% 범위에서 조정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를 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물가 상승률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를 선보였다. 퇴직연금 선진국인 호주의 디폴트옵션을 벤치마킹한 투자 전략으로 주식과 채권을 포함해 금, 원자재, 부동산 등에도 투자한다. 신한자산운용은 기대수익률이 높은 해외 주식과 국내 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경우도 있다. 대신자산운용은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해 시장 상황별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데이터 기반의 AI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한다. 신영자산운용은 장기간 축적된 가치·배당 투자 노하우를 디딤펀드에 담았다. 디딤펀드는 현재 퇴직연금사업자(증권사) 14곳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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