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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헤즈볼라, 이란에 참전 SOS… 이란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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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에 달한 중동 전면전 위기

레바논 폭격에 이스라엘 직접 공격 촉구

이란 “이스라엘의 덫에 안 걸려” 신중

이란 군사 개입 시 중동 갈등 독 터져

헤즈볼라, 텔아비브 향해 미사일 발사

이, 헤즈볼라 수뇌부 8명 중 6명 살해

레바논 피란민 50만… 민간 피해 확산

이스라엘군으로부터 대규모 공습을 당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란에 ‘이스라엘 타격’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참전할 경우 중동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돼 ‘중동 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헤즈볼라가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전 가능성을 키웠다.

세계일보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폭격 현장을 조사하는 레바논 군인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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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24일 이스라엘과 서방 당국자의 말을 인용, 헤즈볼라가 최근 이란에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다만 직접 공격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란 당국자가 군사 행동을 요구하는 헤즈볼라 측에 뉴욕 유엔총회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참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재는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날 뉴욕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확전을 노리고 있지만, 이란은 덫에 걸려들지 않을 것이라며 무력 행위에 나설 의사가 현재로서는 없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스라엘군이 텔아비브와 중부 전역에 로켓 공습경보를 발령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경보와 함께 이 지역 주민들에게 방공호로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이스라엘군은 경보 발동 후 레바논에서 날아오는 미사일 1발을 탐지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등을 요격하는 ‘다비즈 슬링’(다윗의 돌팔매) 방공망을 가동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텔레그램으로 성명을 내고 “레바논과 그 국민을 지키기 위해 오전 6시30분 텔아비브 외곽에 있는 모사드(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본부를 겨냥해 카데르-1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사드 기지에 대해 “이곳은 (헤즈볼라) 지도자 암살,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폭발을 담당한 본부”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가 텔아비브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북쪽의 화살’ 작전을 통해 지난 20일부터 헤즈볼라에 전례 없는 고강도 공격을 퍼붓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미사일·로켓 부대 사령관 이브라힘 무함마드 쿠바이시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쿠바이시를 포함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휘하에 있는 헤즈볼라 지도부 8명 가운데 6명이 지금까지 살해됐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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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동심 24일(현지시간) 레바논 사카키예의 한 병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소년이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치료를 받고 있다. 사카키예=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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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압달라 부 하비브 레바논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최근 공격 전에 레바논에는 11만명 수준이던 피란민이 약 50만명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23일 레바논 전역을 약 650차례 공습해 헤즈볼라 시설 1600개를 타격한 데 이어 24일에도 동부 베카밸리와 남부의 여러 지역에서 로켓 발사대, 지휘통제센터, 무기고 등을 타격하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도 표적공습을 벌였다. 레바논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는 어린이 50명을 포함해 558명, 부상자는 1835명에 달한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9차 유엔총회에 모인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전면전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했다.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 9월 의장국인 슬로베니아가 레바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5일 정식회의를 긴급 소집했다고 밝혔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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