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상반기 실적 비교/그래픽=이지혜 |
보험사 자본비율(킥스) 하락 요인/그래픽=이지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손해율과 해지율 가정을 대폭 바꾼다. 보험계약을 팔아 확보한 미래이익(CSM)을 계산할 때 평균 손해율이 아닌 연령대별로 달리 쓰도록 하고,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은 전 업권 동일 모델을 적용해 '고무줄 회계' 논란을 차단할 방침이다.
변경된 손해율, 해지율 가정은 올해 실적부터 반영되는데 CSM이 대폭 감소할 뿐 아니라 일부사는 손실계약이 대거 발생해 적자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부채 급증에 따라 자본비율(킥스·K-ICS)이 30~40%포인트 넘게 떨어져 권고치(150%)를 밑도는 사례가 속출할 우려도 나온다.
2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IFRS17 도입후 보험회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보험개혁회의 산하 신회계제도반에서 보험상품의 손해율 가정과 해지율 가정 변경을 검토 중이다.
손해율은 현재 평균 가정치를 적용해 CSM을 산정 중이지만 앞으로는 연령대별 가정치를 적용해 CSM을 계산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연령대별 손해율 가정의 자체적인 영향 분석을 오는 27일까지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연령대별로 위험률(보험료)을 반영하지 않은 손해보험업계의 CSM이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현재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60세 이상 고령 계약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평균 손해율을 적용해 왔다. 상해, 사망 위험이 높은 고령자 계약이 많은 보험사는 새 기준을 적용하면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보험, 상해보험 등은 CSM이 반토막 나는 회사도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 가정도 바꾸는데 이는 보험사 실적과 자본비율에 '폭탄급'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고무줄 회계'를 막기 위해 보험사별로 들쭉날쭉인 해지율 가정을 동일모델(로그-리니어 모델)로 적용하고, 납입완료 시점의 해지율을 0%에 수렴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다.
무저해지 상품은 보험료가 일반 상품 대비 30%이상 저렴하지만 납입 기간동안 해지하면 환급금이 아예 없거나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품이다. 손보사는 신계약의 40~70%를 이 형대로 팔고 있는데, 해지율 가정을 높이면 CSM이 불어난다.
금융당국 방안대로 시행되면 해지율 가정이 떨어져 CSM이 감소할 뿐 아니라 손실계약도 발생한다. 이는 올해 실적에 한꺼번에 반영해야 한다. 일부 중소형사의 적자잔환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대형 손보사는 부채가 1조원 넘게 급증해 킥스 비율이 당국 권고치인 150% 밑도는 상황도 전개될 수 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