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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연일 맹폭에 전쟁도 전에 헤즈볼라 무력화됐을까[딥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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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무더기 사살…반격 조직할 능력에 큰 타격"

"궤멸적 수준은 아냐…무기 여전히 대량 보유해"

뉴스1

2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티레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거대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 2024.09.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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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연일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펼치면서 헤즈볼라의 반격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계속된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헤즈볼라 대원 수백명과 수뇌부가 무더기로 숨지면서 조직 자체가 혼란에 빠졌다는 주장과 헤즈볼라가 여전히 가공할 위력의 무기를 대거 비축하고 있어 속단은 이르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와 동부에서 1500여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테러 인프라 등을 노린 공격이라고 주장했지만 레바논 보건부는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50명과 여성 94명, 구급대원 9명 등을 포함해 총 56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1835명으로, 총 사상자 수가 2400명을 넘으면서 레바논에서는 1975~1990년까지 15년 지속된 내전 이후 최대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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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에서 입수한 날짜 미상의 이미지로,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 최고 사령관 이브라힘 아킬을 수배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아킬은 2024년 9월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으로 인해 사망했다. ⓒ AFP=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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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서 헤즈볼라 대원들과 지도부를 집요하게 노리는 전략을 보였다.

지난 17~18일에는 헤즈볼라가 통신 수단으로 사용하는 무전호출기(삐삐)와 무전기가 동시다발로 폭발해 수천 명이 사상했다. 헤즈볼라는 이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지난 20일 베이루트 남부 교외 등을 표적 공습해 헤즈볼라의 정예 '라드완 부대'의 고위 사령관 이브라힘 아킬과 아마드 아흐무드 와하비를 사살했다.

헤즈볼라의 미사일·로켓 사령관 이브라힘 쿠바이시도 이날 이스라엘군 공습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1일 헤즈볼라의 군 지휘 체계를 공개하며 △이브라힘 아킬 △푸아드 슈크르 △위삼 알타윌 △아부 하산 사미르 △탈렙 사미 압둘라 △모하메드 나세르 등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 아래 핵심 지휘관 8명 중 6명과 특수작전부대인 '라드완 부대'의 고위 지휘관 11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의 연이은 공격으로 헤즈볼라가 크게 약화하고 혼란에 빠져 통신 능력은 물론 대규모 반격을 조직할 역량에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힐랄 하샨 아메리칸 대학교 정치학 교수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지도부를 제거해 혼란에 빠뜨렸다"라며 "(헤즈볼라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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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레바논을 거점으로 하는 이슬람 무장 정파 헤즈볼라 미디어는 16일 이스라엘과 전면전도 불사할 헤즈볼라의 전력 일부를 보여주는 비디오를 공개했다. 카타르에서 가자 휴전에 관한 이틀째 협상이 진행되는 날 공개된 이 비디오는 지하 시설에 은닉된 다단계 미사일 발사 시스템 등 헤즈볼라의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2024.08.16 ⓒ AFP=뉴스1 ⓒ News1 김지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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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헤즈볼라가 여전히 무기를 대량 보유하고 있고 오랫동안 이스라엘군의 최첨단 군사력에 맞서 싸워온 점을 들어 헤즈볼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 한 차례 전쟁을 치른 이후 이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정밀 탄도미사일, 자폭 드론 등의 보유량을 크게 늘려 왔다.

특히 이중에는 사거리가 300㎞에 달해 이스라엘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이란제 파테 미사일도 있어 전면전 발발 시 이스라엘 측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이스라엘군이 결국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선택해 레바논으로 지상군을 투입하면 이스라엘군이 우위를 점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즈볼라가 최근 들어 레바논 남부에 지하 터널을 대폭 확대하고 무기 비축량을 늘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쟁처럼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다니엘 바이먼 선임연구원은 WSJ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은 "1980년대 미국에 '베트남으로 돌아가자'라고 말하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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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북부 어퍼 갈릴리지역에 설치된 아이언돔 방공망이 24일 남부 레바논으로부터 발사된 로켓 등 발사체들을 요격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당국은 이날 아침 50발이상의 로켓 등 포탄이 북부 이스라엘지역으로 날아들었다고 밝혔다. 2024.09.24 ⓒ AFP=뉴스1 ⓒ News1 김지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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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의 지도부가 무더기로 사살됐다고 하더라도 과연 헤즈볼라가 전투 능력을 잃을 정도의 궤멸적인 피해를 보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쟁 상황과 관계없이 헤즈볼라가 국경 지대 공격을 중단하고 군대를 전선에서 물리라고 요구하며 공습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튿날부터 하마스 지지를 선언하며 이스라엘과 공격을 주고받아 왔다.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전쟁 휴전을 공격 중단 조건으로 내걸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도리어 헤즈볼라를 강력히 몰아붙이며 먼저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헤즈볼라 전문가인 조지프 다헤르 스위스 로잔대 교수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요구에 동의할 가능성은 작다고 NYT에 전했다.

실제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면서도 지난 12개월간 감행했던 국경지대 공격과 별다른 전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다헤르 교수는 "헤즈볼라는 이미 이스라엘과 전쟁을 하고 있지만 전면전은 원하지 않는다"라며 "이때문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도 계산적이고 절제된 반응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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