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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집단유급 막는다지만…'수업 안듣고 시험 봐도 진급' 특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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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의대, 올해만 적용…다른 의대도 등록금 납부·성적처리 기한 미뤄

다른 전공생과 형평성 논란 불거져…정부 "특혜 아니다"

연합뉴스

조용한 의대 강의실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6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사 가운과 국가고시를 위한 서적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의대들의 계속된 수업 거부에 출석 미달 유급을 없애고 시험에 응시하면 유급시키지 않겠다는 의대까지 등장했다.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지만, 다른 전공생과 형평성 등 특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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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유급 방지대책 발표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가톨릭대 의대, 수업 안 듣고 시험만 봐도 '진급'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가톨릭대 의대는 '의대 학사 시행세칙 재시험·재실습 및 유급 규정'을 2024학년도에 한해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안내에 따르면 가톨릭대 의대는 대부분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수업의 경우 '출석 미달 유급'을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1학기 때 시험 보지 않은 경우나 본시험에서 70점 미만의 점수를 얻은 의대생에게도 추가 진행되는 시험에 응시해 진급시킬 수 있도록 한다.

원래 가톨릭대 의대는 정당한 사유 없이 매 교과목 1/4 이상을 초과 결석하거나(출석 미달), 70점 미만인 학점 단위 수가 학년별 총 학점의 1/3 이상인 경우(학점 미달) 유급시킨다. 정당한 사유 없이 시험에 불응할 경우에도 유급 처리한다.

대학가에서는 재시험 역시 사실상 쉽게 내 의대생들이 70점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학점 미달 유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상 10∼11월께 재시험만 응시하면 진급시킨다는 것이다.

가톨릭대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마련한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고 복귀를 독려하고자 1학기에 의대생들이 이수하지 못한 과목을 2학기에 추가 개설하는 방안, 학기 말에 유급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학년 말까지 수업 결손을 보충하면 그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출석 미달 유급을 없앤 것과 관련해 가톨릭대 관계자는 "대부분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데, 온라인 수업은 출석을 확인할 수 없어 출석 미달 유급을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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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복귀는 언제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의대들 온갖 '고육지책'…등록금 납부·성적처리 기한 늦춰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7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다른 대학들 역시 집단 유급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실제로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40개 의대 등록금 납부 일정에 따르면 24개 대학이 아직도 등록금 납부 기한을 정하지 못했거나 연장을 검토 중이다.

6개 대학은 '학년말까지 연장', '연기' 등 납부 기한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통상 대학교 2학기 등록금 납부 기한은 8월 말까지, 추가 납부 기한도 9월 중순까지이지만, 등록금 납부 기한을 확정할 경우 학생들이 미등록으로 인해 대거 유급되기 때문에 대학들이 최대한 기간을 늦추는 것이다.

또 36개 의대는 1학기 종료 시점, 성적 처리 기간을 미루거나 연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에서는 다른 전공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추후 의료계가 또다시 집단행동을 할 때 참고할 나쁜 선례를 남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의대생 특혜' 논란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의료인 수급의 경우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적절한 공급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의대생들의 집단유급 방지책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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