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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트럼프 “한국·중국·독일 공장, 미국으로 가져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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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유세하고 있다. 뒤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문구가 보인다. 서배너/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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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집권하면 한국 등에서 생산시설과 일자리를 대거 미국으로 가져와 상대국들에서는 “제조업의 대규모 탈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유세하면서 “제조업 르네상스”를 일으키고 “다른 나라들의 일자리들을 가져오겠다(take)”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외국 주요 기업들을 설득할 “글로벌 제조업 대사”를 임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전체 산업을 미국으로 재배치”하기 위한 대규모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며, 법인세율을 21%에서 15%로 낮추겠다는 공약도 재확인했다. 그는 이렇게 외국 주요 생산시설의 미국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하면서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바로 이곳 조지아로 제조업의 대규모 탈출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일자리를 가져오겠다”거나 “그들의 공장을 가져오겠다”는 말도 반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한국·독일의 생산시설을 이전시키겠다고 밝힌 3개 주는 대선 경합주들이다. 이번 발언은 백인 노동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새로운 미국의 산업주의는 수백만 또 수백만의 일자리를 만들고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을 크게 올릴 것이며, 미국을 과거처럼 제조업 강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은 물론 한국 등 동맹국들의 생산시설과 양질의 일자리를 적극적이면서도 노골적인 방식으로 미국으로 이전시키겠다는 것이어서 현실화하면 상대국들의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당선 가능성에 따른 ‘경제 리스크’를 키우는 발언인 셈이다. 각국 정부 등은 통상 ‘투자 유치’ 등의 표현을 쓰지, 빼앗겠다는 뜻으로도 번역할 수 있는 ‘take’라는 말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우 우방국 제조업체들을 유치해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프렌드 쇼어링’이라는 표현을 써왔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율 관세라는 채찍도 외국 생산시설 이전의 도구로 쓰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나는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자동차 업체가 돼 여기서 공장을 세우기를 원한다”며,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는 나라들은 “매우 많은 관세”를 물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을 25%에서 100%로 올렸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 자유무역지대로 묶인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을 막겠다며 중국 업체 등의 멕시코 생산 차량에도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기존 관세율에 추가 관세를 붙이는 ‘보편 관세’ 도입 방침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 팔려면 미국에서 만들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국 기업 유치 정책은 매우 높은 관세율까지 동원하면서 반강제적 측면까지 띠고 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나 경제학계에서는 고율 관세는 물가를 올리고, 법인세율 인하는 재정적자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반박을 내놓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한국의 대미 투자 확약 규모가 215억달러(약 28조5천억원)로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와 반도체 보조금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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