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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불량폰 불태운 각오로… 모바일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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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한류, K-헤리티지로]

29년전 애니콜 불량에 15만대 ‘화형’

이후 국내 모바일 51% 점유율 달성

갤럭시 시리즈선 글로벌 1위도

동아일보

1995년 3월 9일 삼성전자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열린 ‘애니콜 화형식’ 모습. 동아일보DB


‘100% 양품만 만들겠습니다.’

1995년 3월 9일 경북 구미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 직원들이 이같이 쓰인 현수막 아래 애니콜 휴대전화 15만 대를 산더미처럼 쌓았다. 모두 150억 원어치의 제품을 직원들 손으로 해머로 부수고 불태웠다. 당시 애니콜 불량 사태가 지속되자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시중에 판매 중인 핸드폰 전량을 수거해 소각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른바 ‘애니콜 화형식’으로 불린 이 장면 이후 같은 해 삼성전자는 51.5%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한국 휴대전화 시장 1위에 처음 등극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시장에서도 ‘초격차’ 헤리티지를 이어왔다. 모토로라와 애플 등 쟁쟁한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도 ‘기술 혁신이 없으면 생존도 없다’는 모토 아래 실험적 도전을 지속했다. 1994년 애니콜 브랜드 출범 이래 세계 최초 여성 전용 휴대전화, 손목시계폰, MP3폰, TV폰, 카메라폰 등을 출시하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삼성의 모바일 초격차 헤리티지는 은하수를 뜻하는 ‘갤럭시’ 브랜드로 스마트폰 시대까지 이어졌다. 2010년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TIA 2010’ 개막 첫날 신종균 당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스마트폰 출시를 알리며 “스마트폰은 더 이상 일부 얼리어답터들만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2012년 출시된 ‘갤럭시 S3’은 삼성전자 휴대전화 역사상 최단기간인 출시 100일 만에 글로벌 판매량 2000만 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글로벌 스마트폰 1위 기업으로 도약했고, 2012년에는 전체 휴대전화 글로벌 시장 1위 등정에 성공했다. 이후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갤럭시폴드, 2019년)와 첫 AI 스마트폰 출시(갤럭시S24, 2024년) 등 혁신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모바일 시장에서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달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12.5% 비중을 차지하며 애플(12.0%)을 제치고 삼성전자(17.5%)를 뒤쫓고 있다. 2분기(4∼6월)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을 넘어선 화웨이는 최근 세계 최초 트리플 폴더블폰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4’를 통한 AI폰 기술력 주도와 함께 새로운 폼팩터 개발 등 초격차 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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